요즘 증권사 직원마다 하는 얘기다. 이구동성으로 자신이 입사한 이래 최대 위기의식을 느낀다고 말한다. 2007년 금융위기 이후 장기적인 증시 침체로 증권가에서는 다시금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실제 2011년 말에도 주요 증권사가 조직개편을 이유로 희망퇴직을 받는 식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런 움직임은 누적된 실적 부진에서 비롯되고 있다. 2010년 증시 활황에 이듬해 코스피 최고치를 2800선까지 내다봤던 국내 증권사는 같은 해 8월 유로존 재정위기 심화로 시장이 폭락하면서 실적 또한 급감하기 시작했다. 실적 부진은 증권사 수익에 직결되는 거래대금 급감이 가장 큰 원인이다. 금융상품 판매 부진, 트레이딩 손익 악화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증권가에서는 수수료 경쟁까지 심화되고 있다. 과거처럼 수수료만으로 생존하기도 어려워지고 있는 것이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경우에는 아예 수수료를 받지 않는 곳도 있어 '제살 깎아먹기' 출혈경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업계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전월 말로 끝난 1분기 결산을 앞두고 주요 증권사 실적이 반토막으로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기존 전망치가 최대 90%까지 하향 조정된 증권사도 있다. 시장 컨센서스와 비교해도 상당수 증권사 순이익 추정치가 50% 이상 떨어졌다. 시장 기대치를 줄줄이 하회하면서 반토막 실적을 내놓을 공산이 커진 것이다.
증권가는 실적 부진 해소를 위한 대안을 못 찾을 경우 생존을 위협받을 기로에 서 있다. 단기간에 수익성을 높일 수 없다면 구조조정 외에는 방법이 없을 것이다. 차제에 방만하게 운용돼온 부분이 없는지도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