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이 1965년 태국의 고속도로 공사를 수주한 이래 지난 47년간 138개국에 진출, 8663건의 공사를 맡았다. 사진은 현대건설이 우리나라 최초로 해외에서 수주한 태국 파타니 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현장 모습. |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수 없다. 포화상태인 내수시장에서 벗어나 세계 시장을 향해 힘차게 전진해야 한다. 해외건설 누적 수주액 1조 달러. 이미 목표는 정해졌다. 민간 건설업체뿐 아니라 정부와 학계, 일반국민까지 모두가 한 마음으로 달려가야 한다.
◆해외 건설시장 2020년 10조5000억 달러
세계 건설 투자시장은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11년 기준 세계 건설시장은 세계 총생산액(GDP)의 10% 내외인 약 7조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보통 7~8%는 해외 건설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국제입찰 물량이다. 세계 건설시장의 10%이면 7000억 달러로, 바로 한국 건설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해외 건설시장 규모다. 여기에 국내 기업들이 현지에 설립한 기업명으로 입찰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까지 포함하면 기업 전략에 따라 해외 시장에서 우리가 가져올 수 있는 건설 파이는 어마어마하다.
더구나 2020년에는 세계 건설시장 규모가 지금보다 1.5배 정도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 지명도를 가진 미국의 시장 전망 기구 '글로벌 인사이트'(Global Insight)는 2020년 세계 건설 투자시장 전망을 지난해 7조100억 달러보다 1.49배 늘어난 10조5000억 달러로 예측했다.
신흥국 시장인 아시아·남미권은 1.67배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중국 시장은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중동·아프리카권역은 1.48배의 성장이 예측됐다. 향후 10년간 세계 건설시장은 신흥국들이 주도한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해외 건설수주 1조 달러, 2020년 이전 가능"
우리나라는 해외건설 수주 5000억 달러를 달성하는 데 47년이 걸렸다. 그렇다면 한국 건설이 향후 1조 달러를 달성할 수 있는 시기는 언제가 될까?
이복남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10년이 채 걸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과거 47년 동안 연간 평균 수주액은 106억 달러였다. 하지만 최근 5년간의 연간 평균 수주액은 534억 달러로 급성장했다. 올해 정부 계획대로 700억 달러를 달성할 경우 연평균 수주액은 더 늘어 595억 달러가 된다.
지금 같은 수주 추세를 유지한다면 누적 수주액 1조 달러 달성 기간은 9.4년으로 지난 47년의 5분의 1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온다.
이 연구위원은 "세계 건설시장이 평균 5% 내외 성장이 예측되는 데다, 국내 기업들의 주요 공략 시장인 신흥국의 전망도 밝은 만큼 1조 달러 달성은 2020년 전에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정부는 이보다 더 높은 계획을 세우고 있다.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가 2009년 2월 확정한 '건설산업 선진화 비전'을 보면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 목표는 장기적으로는 연간 2000억 달러다. 국토해양부도 2015년에는 연간 1000억 달러를 계획하고 있다. 이 계획대로라면 1조 달러 누적 수주는 2020년보다 훨씬 앞당겨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 건설 10대 전략과제
이복남 연구위원은 "해외건설 수주 누계 1조 달러로 가기 위해서는 과거의 전략을 뛰어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와 함께 10년 안에 1조 달러 달성이라는 목표에 이르기 위한 '한국 건설 10대 핵심전략'을 제안했다.
우선 글로벌 인력 양성체계 구축과 해외 파견자 소득세 감면이다. 인재 구축도 필요하다. 올해 해외 건설시장에 당장 투입해야 할 인력은 2200명, 2015년 1만4000명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국내 건설인력을 해외로 전환하는 데 힘써야 한다고 이 연구위원은 강조한다.
10대 글로벌 리딩 기업을 육성할 필요도 있다. 현재 해외 시장에 강자로 부상한 국내 7개 기업이 밝힌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은 정부 목표의 85%에 근접하는 590억 달러다. 이들을 더 육성해 세계 건설 100대 기업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해야 글로벌 리딩 기업과 대등해질 수 있다는 것이 이 연구위원의 설명이다.
그는 이밖에도 △글로벌 5대 브랜드 상품과 10대 킬러 기술 확보 △거래제도의 글로벌화 △글로벌 허브 지원센터 운영 △해외건설 보증·금융 통합사령탑 운영 △생산성 혁신을 위한 제작 플랫폼 운영 △국가연합 선단기업 운영제 도입 △글로벌 마케팅 및 현지화 확대 전략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