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원CC 클럽하우스 뒤편.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프회원권 시장이 3년여째 내리막 길을 걷고 있다. 한 때 20억원을 넘고, 그동안 국내 최고가를 유지했던 남부CC마저 10억원 아래로 호가되고 있다. 이제 시장에서 10억원 이상에 거래되는 회원권은 볼 수 없다.
신세계(트리니티CC) 현대(오너스CC) 효성(두미CC) 등 대기업이 짓거나 짓고 있는 골프장들도 분양이 안돼 허덕이고 있다. 계열사나 관계사에 알음알음으로 떠맡기고 있으나 그마저 여의치 않다고 한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고가 분양은 엄두도 못내는 양상이다.
이처럼 골프회원권 시장이 맥을 못추고 있는 가운데 몇몇 골프장은 ‘선방’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내재가치에 비해 저평가됐거나 계열골프장과 연계로 이용가치를 높인 곳들이다. 침체속에서도 그 나름대로 ‘호재’가 있으면 통한다는 방증이다.
경기 용인의 한원CC는 최근 특별회원(계좌당 1억원) 100여명을 한달여만에 모집완료했다. 100억원의 자금을 일시에 확보한 것. 기존 회원보다 혜택을 조금 더 부여한데다 인근 동탄 신도시개발 등의 호재에 힘입은 것이다. 이 골프장은 2009년 골프카트를 도입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클럽하우스를 증축했다. 스프링클러 시설을 자동화하면서 잔디도 좋아졌다. 이로인해 ‘기복심한 골프장’이라는 고정관념에서 탈피, ‘가까우면서도 저평가된 골프장’이라는 이미지를 심어가고 있다.
충북 충주에 들어서는 동촌CC는 최근 분양중인 골프장 가운데 가장 성공적인 곳으로 평가된다. 남촌CC의 계열골프장이라는 메리트에 힘입은 바 크지만, 분양가에 비해 이용가치를 높인 것이 주효했다. 동촌CC의 계좌당 분양가는 1억5000만원이다. 총 399계좌를 모집할 예정이며, 현재 130계좌 이상 분양됐다. 얼추 200억원의 자금을 끌어들였다는 얘기다. 내로라하는 신설골프장들이 분양난으로 전전긍긍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입회자들에게 동촌CC뿐 아니라 남촌CC(경기 광주) 이용혜택까지 부여한다는 조건이 골퍼들에게 어필했다. 중부내륙고속도로 개통으로 서울에서 충주까지 소요시간이 단축된 것도 한 요인이다.
회원권 시세가 분양가보다 떨어진 곳이 속출하면서 입회금 반환요청을 하는 골프장이 늘고 있다. 충북 S골프장의 경우 지난해 총 50건의 반환요청이 들어왔고 주변 골프장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런데 골프장측에서 먼저 나서 입회금 반환을 해주겠다고 하는 곳이 있다. 경남 김해의 정산CC가 그 곳이다. 그만큼 자금력이 있다는 것으로 이례적인 일이다.
정산CC는 몇 년전 계좌당 9억원에 분양한 VVIP회원권 소지자들이 입회금 반환신청을 하면 즉시 돌려준다는 내용을 홈페이지에 실었다. 물론 계약(7년) 만기가 되기 전에도 돌려준다. 그런데도 반환요청을 한 회원은 아직 많지 않다고 밝힌다. 돌려줄 돈이 없어서 반환요구에 응하지 못하는 골프장들이 볼 때에는 다른 나라 얘기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