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00선 다시 오르자 개미들 빚내서 인버스상품 베팅

2012-06-0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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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성우 기자=코스피가 다시 1800선을 회복하자 개미들이 빚을 내서라도 인버스상품에 베팅하고 있다. 작년 8~9월 폭락장에서의 경험을 되살리면서 최근 반등을 되레 단기 수익을 낼 수 있는 기회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다만 빚을 내서까지 인버스상품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면 더욱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다. 작년에도 개인투자자들이 8~9월 코스피 조정 국면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치 못하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거 매수했다가 막대한 손실을 봤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1782선까지 하락한 이후 다시금 1800선을 회복했던 지난달 22일 이후부터 31일까지 ‘TIGER 인버스’ ETF의 신용융자 잔고는 1만4900% 늘었다. 전체 유가증권시장에서 이 기간 가장 큰 폭으로 신용융자가 증가한 종목이었다.

‘KINDEX 인버스’ ETF의 신용융자 잔고도 같은 기간 87.50% 증가했고, ‘KODEX 인버스’ ETF는 신용융자 잔고가 114만9622주에서 144만186주로 25.27% 상승했다.

신용융자는 투자자들이 주식이나 현금을 담보로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려 투자하는 것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기술적 반등국면에서 추가적인 하락에 베팅을 하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인버스상품 거래량도 늘고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31일까지 ‘KINDEX 인버스’ ETF 일평균 거래량은 3만6088주로 5월2일부터 21일까지 일평균 거래량인 1만9957주보다 2배 가량 증가했다. ‘KODEX 인버스’ ETF도 지난달 22일부터 301일까지 일평균 거래량이 2024만6783주로 5월2일부터 21일까지 1494만3740주보다 월등히 급증했다.

이들이 인버스상품에 적극 투자하고 있는 것은 작년의 폭락장에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월에도 1700선까지 추락했던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1800선을 회복했다가 다시 1600선까지 폭락한 바 있다. 이를 경험했던 개인 투자자들이 아직은 바닥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인버스상품은 증시가 하락할 때 수익을 거두는 상품이다.

실제 인터넷 주식 동호회 게시판에서도 아직 저점이 아니라는 개인 투자자들의 분석도 많은 편이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 우려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중국 경기도 뚜렷한 회복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이들의 의견이다. 심지어 스페인과 이탈리아까지 위기가 전이돼 코스피가 1640포인트 이하로 내려갈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자도 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개인투자자들이 하락장을 예상한 투기적인 거래를 늘리는 과정에서 신용융자를 사용한다”면서 “단기간 수익 창출을 위한 효과적인 수단은 될 수 있지만 주가 등락에 따른 위험이 더 커지기 때문에 자제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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