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23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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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천정부지로 치솟던 ‘골드러시’가 마침내 끝나는가. 지난 4년간 끊임없이 오르며 온스당 2000달러를 육박하던 금값이 1400달러대까지 떨어진다는 전망이 나왔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주 금은 온스당 1528달러로 거래되며 4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온스당 1920달러와 비교하면 무려 20.5%나 하락한 수준이다. 이날 미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7월물 금은 지난주 종가보다 3.20달러(0.2%) 하락한 온스당 1588.70달러에 거래됐다.

세계 조폐국의 금화 수요도 크게 감소했다. 미 조폐국에 따르면 가장 인기 있는 동전인 아메리카이글의 금화 판매는 지난 2월부터 63%나 급감했다. 유럽의 대표 주화인 비엔나필하모닉 금화의 경우 19%, 은화는 31% 하락했다고 오스트리아 조폐국이 밝혔다.

실제로 지난 2008년 미국 투자은행인 리먼브라더스 붕괴 이후 쉴새 없이 울려대던 뉴욕 맨해튼의 금 거래업체들의 전화기는 조용해졌다. 맨해튼에서 토르델라앤브룩스 금은방을 운영하는 마이크 크래머 사장은 “전화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연락이 적다”며 “지난 두 달 동안 금·은 판매량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고 하소연했다.

앞으로 전망도 불투명하다. FT는 이같이 금값이 하락하는 이유가 경기지표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미 연준이 3차 양적완화 정책과 국채 매입 등 경기부양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적어지며 금값 상승에 도움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경기부양책은 달러 가치를 하락시키며 금값을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손실을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글로벌 금수요의 단단한 지지대 역할을 했던 아시아시장이 부진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세계 최대 금 소비국인 인도에서 루피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국제 금시장의 가격 하락에도 높은 비용 때문에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세계골드협회와 귀금속 컨설팅업체인 GFMS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인도의 금 수요는 지난해보다 29%나 하락했다.

글로벌 금융업체들은 일제히 금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골드먼삭스는 최근 ‘통화의 마지막 피난처인 금의 빛이 사라지나’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값 하향세를 내다봤다. 바클레이스캐피털은 금 선물 및 옵션시장에서 강세 베팅이 지난 2008년 12월 이후 가장 저조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HSBC, UBS, 맥쿼리 등도 금의 전망을 하향조정했다. 한 은행 임원은 투자자들이 앞다퉈 금을 팔고 있다며 “올해 금값이 온스당 1400달러대로 폭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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