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5-22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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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은 기자= 재건축을 대하는 사람들의 인식이 점점 변하고 있다. 조합원간 갈등 등으로 지지부진했던 재건축 사업이 공공성을 강조하는 '서울시'라는 복병까지 만나 이를 '투자'라기 보다는 '비용'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것이다. 5.10 부동산대책과 개포주공 호재에도 하향곡선을 그리는 재건축 시세가 이를 방증한다.

이같은 분위기를 타고 재건축 조합들은 최근 자발적으로 소형아파트를 늘리고 있다. 또 현금 청산을 요구하는 조합원들도 늘어나고 있다. 수익성 문제로 분양 신청을 철회하거나 하더라도 분담금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서다.

22일 인덕마을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 조합원에 따르면 전체 771가구 중 149㎡(45평) 이상을 모두 없애고 전용 84㎡(35평), 59㎡(24평)으로 변경할 계획이 추진 중이다.

이 조합원은 “중대형 대신 모든 면적을 전용 84㎡와 59㎡로 구성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며 “중소형이 늘어나면 전체 가구수가 800가구수가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소형 아파트가 최근 추세이고, 발코니 확장 등으로 59㎡도 얼마든지 넓게 쓸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대형은 미분양 우려가 있다는 것.

인덕마을 재건축사업은 월계2동 633-31번지 일대 4만3303㎡에 용적률 280.36%, 건폐율 24.08%를 적용받아 지하 2층, 지상 30층 7개동 771가구(분양 702가구, 소형 69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2006년 6월 추진위를 구성해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 지난해 8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이 조합은 최근 전체 조합원의 30%가 조합원 분양 과정에서 새 아파트 대신 현금청산을 택해 화제가 됐었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분담금 부담과 조합원 간 내분 등이 이같은 결과를 이끌어냈다.

조합원 관계자는 “조만간 분양신청을 한번 더 받는다고 한다”며“조합원 분양가는 평균 4억5600만원, 일반분양은 5억원 정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강남구 도곡동 삼익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도 기존 아파트 면적보다 줄어든 면적의 아파트를 짓기로 했다. 이 아파트는 현재 전용 85㎡ 143가구와 전용 141㎡ 104가구 등 247가구의 중대형으로만 구성됐다.

추진위측에 따르면 기존 141㎡ 104가구 중 56가구는 121㎡로 20㎡를 줄이는 계획안을 세웠다. 나머지 48가구는 당초 계획대로 종전 면적을 유지할 계획이다. 추진위 관계자는 "면적을 줄임에 따라 전용 85㎡ 6가구를 일반분양에 추가할 수 있게 돼 부담금이 더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분담금 부담이 컸기 때문에 면적을 줄여서라도 재건축을 추진하는 게 낫다"며 "일반 아파트시장도 실수요자 위주로 바뀌었듯 재건축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심리도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유앤알컨설팅의 박상언 대표는 "주택시장 침체로 집값상승의 기대감이 줄어들다 보니 이처럼 추세가 바뀌고 있다"며 "앞으로 집값이 저렴한 곳은 재건축 청산이 더욱 늘어날 것이고, 집값이 비싼 곳은 평형 면적을 줄여 분담금을 줄이는 쪽으로 변화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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