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 91% “저축은행 구조조정 미흡”

2012-05-17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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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영 기자= 대다수 기업인들과 경제전문가들이 최근 단행된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국내 기업인과 경제전문가 155명을 대상으로 ‘저축은행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세번에 걸친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효과에 대해 응답자의 90.6%가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미흡하다’고 보는 이유로는 ‘체질 개선에 실패’(47.1%)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피해를 입은 개인과 기업에 대한 사후대책 부족’(34.3%), ‘건전성 제고에 실패’(18.6%)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이번 구조조정이 규제정비 등을 통한 저축은행의 발전적인 경영환경을 마련하지 못한 채 단순히 부실은행을 퇴출하는데 머물렀다고 평가한 기업이 많았다”면서 “중소기업들의 피해 상황은 파악조차 되지 않는 등 사후 대책도 부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의는 “피해 기업들에 대한 현황 파악과 실정에 맞는 경영안정 자금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게 될 산업으로는 ‘건설 및 부동산업’(72.3%), ‘금융업’(61.3%)이 많이 꼽혔고 ‘제조업’(33.5%)이나 ‘서비스업’(25.8%)이라는 답변은 다소 적었다.

구조조정에도 불구하고 저축은행 경쟁력은 여타 여신 금융기업에 비해 여전히 떨어진다는 지적이 많았다. 저축은행과 영업범위가 겹치는 카드사, 캐피털사 등과 비교한 저축은행의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8.4%가 ‘뒤떨어진다’고 답했다. ‘비슷하다’는 의견은 43.9%였고 ‘우수하다’는 의견은 7.7%에 그쳤다.

저축은행의 경쟁력이 취약한 이유로는 ‘세차례 구조조정으로 인한 신뢰도 추락’(45.3%), ‘부동산PF 중심의 수익모델 제한’(30.7%), ‘부족한 지점수와 소규모 영업력’(13.3%), ‘서민 및 중소기업 대상 자금조달 시장 경쟁 심화’(10.7%)를 차례로 들었다.

향후 저축은행업 전망에 대해서는 가장 많은 응답자가 ‘주요 금융지주로의 인수 및 저축은행들 간의 합병’(43.2%)을 예상했고 이어 ‘부실PF 문제 악화로 추가 영업정지 및 퇴출 발생’(40.0%),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한 특성화 전략으로 저축은행업 개편’(14.9%), ‘불확실성 제거 및 부실PF 조기 해결로 인해 성장세로 전환’(1.9%) 등을 차례로 꼽았다.

저축은행 발전을 위해 필요한 정책으로 응답자들은 ‘자산 및 부채 건전성 감독강화’(74.8%)를 첫 손에 꼽았으며 이어 ‘합병 및 인수를 통한 규모 확대’(13.5%), ‘부실PF 해결을 위한 부동산 시장 활성화’(7.8%), ‘영업력 확대를 위한 규제완화’(3.9%) 등을 차례로 들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저축은행 경영진의 자금 횡령과 가짜 통장 사건으로 저축은행업 전반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면서 "저축은행 대주주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관련 제도를 정비하는 한편, 관리·감독을 강화해 국민들의 신뢰를 하루 속히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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