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고다음 구원투수' AXA그룹, M&A 강속구 먹힐까

2012-05-06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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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장기영 기자=‘천덕꾸러기’ 에르고다음의 구원투수로 등판한 프랑스 AXA그룹의 인수합병(M&A) 강속구는 국내 다이렉트 보험시장 스트라이크존에 꽂힐까.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꺼져가던 M&A 불씨를 되살리는 데 성공한 AXA그룹이 에르고다음의 부실한 체력을 회복시키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AXA손해보험은 지난 3일 오후 6시께 모기업인 AXA그룹이 에르고다음다이렉트 지분 100%를 인수했다고 긴급 타전했다.

AXA그룹은 지난해 가격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사실상 인수를 포기하는 듯 했으나 장기간에 걸친 줄다리기 협상 끝에 합의를 이끌어냈다.

에르고다음을 등에 업은 AXA그룹은 자동차보험을 포함한 한국 다이렉트 보험시장 경쟁력 강화를 자신하고 있다.

AXA그룹의 전 세계 다이렉트사업을 전담하는 스테판 기네(Stéphane Guinet) AXA글로벌다이렉트(AXA Global Direct, AGD) 최고경영자(CEO)는 “에르고다음 인수계약을 체결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한국 다이렉트 자동차보험 시장점유율(M/S)을 약 22%로 확대해 시장 1위 위치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강제 계약이전(PNA)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부실 물건 인수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에르고다음은 전신인 다음다이렉트가 독일 뮌헨리그룹에 인수된 지난 2008년 이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출범 첫 해인 2008회계연도(FY2008) 당시 285억원이었던 적자는 FY2010 들어 388억원으로 100억원 이상 급증했다.

다음다이렉트 시절인 2008년 3월 말 2289억원이었던 총자산은 3년 뒤인 2011년 말 2221억원으로 오히려 줄었다.

에르고다음 매각작업이 장기간 진통을 겪었던 것도 이 같은 규모나 실적에 비해 지나치게 높은 인수가 때문이었다.

AXA그룹과 막판까지 인수 경합을 펼친 것으로 알려진 새마을금고중앙회 계열 사모펀드(PEF)의 경우 에르고다음이 비우량물건이라는 점 때문에 투자자 결집에 애를 먹기도 했다.

AXA그룹은 약 5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되는 문제의 인수가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다.

스테판 기네 CEO는 “AXA그룹과 뮌헨리그룹은 인수가를 공표하지 않기로 합의했다”며 “인수가 공개는 법을 위반하는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자비에 베리(Xavier Veyry) AXA손보 사장은 “AXA그룹은 에르고다음에 대해 오랜 시간에 걸쳐 철저한 실사작업을 벌였다”며 “금융당국의 최종 승인이 떨어지고, 두 회사의 운영방식이 결정되면 이번 인수의 계기가 된 에르고다음의 문제점에 대해 거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걸음마를 뗀 인수 작업을 두고 낙관론이나 비관론에 무게를 싣는 주장을 경계하는 시각도 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AXA손보의 국내 시장 입지가 강화되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면서도 “이제 갓 지분 인수계약을 체결한 단계인 만큼 향후 경영 전망을 장담키는 힘들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어 “에르고다음 매각은 AXA손보뿐 아니라 그린손보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며 “경영개선명령을 앞둔 그린손보도 적합한 인수자만 나타나면 얼마든지 새 주인을 만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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