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캐나다, 오스트리아 과학자들은 네이처지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에서 이를 뒤집었다. 연구진은 선택적인 짝짓기만이 개구리나 귀뚜라미, 메뚜기, 물고기처럼 같은 생태학적 적응 방식과 근친교배 습성을 갖는 종들의 장기적인 공존을 가능케 하는 유일한 요인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종 다양성 이론의 주류는 ‘환경 적응력’이었다. 서식지 환경에 가장 잘 적응한 종은 살아남고 나머지는 서서히 멸종한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생태학적 적응에 초점을 맞춰서는 우리가 오늘날 목격하는 생물 다양성을 설명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제시한 이론은 단순한 조건 두 가지가 부합해야만 종들이 같은 서식지에서 안정적으로 공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첫째 조건은 사용하는 자원의 분포가 똑같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예컨대 짝짓기 상대의 선호가 각기 다른 암컷 집단이 각기 다른 자원 밀집지역에 서식해야 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암컷들이 짝짓기에 까다로운 태도를 취하면서 따르는 생존율과 생식력의 감소를 극복해야 한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초지나 호수처럼 겉보기에 똑같은 서식지라도 전체 공간에 자원이 똑같이 분포돼 있지 않다. 마음에 드는 수컷을 고르거나 싫은 수컷을 피하는 암컷의 습관은 항상 에너지 소비를 부른다. 이런 까다로운 습성은 대가를 동반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대가가 종의 경계를 강화하는 데 결정적인 요인으로 밝혀졌다. 이런 행동은 매력없는 수컷들이 점유한 영역에 특이한 취향을 가진 암컷들이 들어오는 것을 막아주는 까닭이다.
연구진은 이는 생물들은 다른 생태학적 적응방식을 갖고 안정적으로 공존한다는 기존 관념을 뒤집는 결과라고 했다. 생물다양성을 이해하고 보호하는 데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연구진은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