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남자' 김용 후보 '반 성장주의자'?

2012-03-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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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성장 우려 커 세계은행총재 후보감 아닐 수도"

(워싱턴(미국) = 송지영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의해 차기 세계 은행 총재 후보로 지명된 다트머스 대학교의 김 용 총재에 대한 언론의 사상 검증이 시작됐다.

지난 2000년 김 총장이 미국의 윌라메트대 조이스 밀렌 교수 등과 함께 펴낸 ‘성장을 위한 죽음(Dying for Growth)’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 책은 김 총장이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무역 장벽이 무너지고, 비교 열위에 있는 국가들의 경제와 사회가 무너질 수 있음을 지적한 것으로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즈(FT)가 우선 포문을 열었다.

FT를 통해 뉴욕대학교의 윌리엄 이스털리 경제학 교수는 “김 총장이 세계은행 총재가 되면 반 성장 노선을 가진 첫번째 총재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고, 신문은 “김 총장이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지 않으면, 신흥 국가들이 추천한 오콘조-이웨알라 나이지리아 재무장관이나 호세 안토니오 오캄포 컬럼비아대 교수(전 콜롬비아 재무장관) 등이 유리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총장이 펴낸 이 책은 “신자유주의 성장이 결국인 기업 주도 성장”이라고 지적했고, 이를 통해 “많은 개발도상국의 중산층이 어려워지고 빈곤층이 더 늘어날 수 있음”을 지적했다.

FT를 통해 입장을 밝힌 김 총장 측근과 미국 재무부 측은 “김 총장이 분배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맞지만 그는 반 성장주의자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의과대학 교수로서 보건과 질적인 성장을 중시하다보니 반 성장론자처럼 보인 것 뿐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당시만 해도 신자유주의에 따른 성장 만능주의를 비판하는 학계의 주장이 넘쳐나고 있어, 김 총장의 저서가 그렇게 문제될 것은 없다는 설명이다.

공동 저자인 밀렌 교수는 “김 총장은 탁월한 학자”라고 추켜세우고, “이 책은 성장 자체로만은 불충분하고 동시에 모든 이의 행복이 증대되지 않는 점을 지적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차기 세계은행 총재는 오는 4월20~22일 세계 은행 이사회국 모임에서 최종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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