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준혁 기자) 박주영(27)이 오는 2022년 말까지 10년간 병역을 연기 가능하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인터넷 상에서 네티즌간의 논쟁이 뜨겁게 달아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박주영의 관계자는 16일 "박주영이 모나코 왕실로부터 장기체류 자격을 얻어, 병무청으로부터 입대 연기 허가를 받았다"며 "모나코 왕실이 박주영에게 10년 장기체류 자격을 줬다. 병역법상 해외 거주권이 있으면 병역을 미룰 수 있다. 인천경기지방 병무청이 입대연기를 허가하는 공문을 내줬다"고 설명했다.
모나코는 영주권 제도가 없으며 박주영은 모나코의 AS 모나코에 소속돼 3년동안(2008~2011년) 뛰었다. 연기에 대한 조건이 충족된 상황이다.
16일 병무청도 '축구선수 박주영의 국외이주사유 국외여행허가 경위'란 제목으로 공식 입장자료를 발표하면서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이번 언론보도 및 병무청의 공식 발표와 관련된 네티즌들의 반응은 상반된 상황이다.
박주영 팬이기에 연기에 대한 기쁨을 드러내건 팬은 아니지만 절차에 전혀 문제가 없으므로 부정적 의견을 표하지 않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의 네티즌이 상당수 존재한다.
이와 관련 한 네티즌은 "이번에 알려진 박주영의 병역 연기는 불법도 아니고 회피도 아닌 상황이다. 병무청도 합법이라 하고 이런 사실을 스스로 밝혔다"면서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 나중에 적당한 시점에 병역의무를 수행하기만 하면 된다. 병역 부담을 털고 멋진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기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박주영과 한국축구 모두에게 축하할 일"이라며 "가지 않을 생각이었다면 먼저 말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AS모나코행은 '신의 한 수'였다" 등의 반응을 나타냈다.
하지만 비판적인 반응도 존재한다. 비판 의견은 비판 사유도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한 네티즌은 "불법은 아니지만 편법"이라며 "합법적으로 이뤄지는 부동산 투기를 생각하면 된다. 유명 인사와 정치인의 부동산 투기 비판은 당연히 있을 수 있다. 박주영의 이번 병역연기도 결코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이 네티즌은 "씁쓸하다. 앞으로 연봉이 적어도 AS모나코 가는 선수 많을 것"이라고 풍자했다.
다른 네티즌은 "도의적으로 옳지 않다. 또한 이같은 사례가 합법적 병역 면제를 위한 도구로 악용될 우려가 높다. 실력이 우선되는 프로지만 실력이 조금 낮은 선수들의 박탈감이 적지 않을 것이다"라며 "축구선수 생활은 짧고 인생은 길다. 박주영이 올바른 선택을 내리길 바란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네티즌은 "손털고 정리한 모나코에서 얻은 장기 체류권으로 병역을 연기한 건 합법적인 꼼수"라며 "앞으로 해외 진출할 선수들은 안전하게 모나코서 5년 이상 장기 체류권 얻고 대략 1년 정도 뛰다 빅리그로 가면 되겠네. 축구선수의 새로운 합법 해외진출 코스 완성"이라고 이번 조치에 대해 비꼬았다.
일각에서는 "비록 메달을 따서 떳떳한 면제는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그동안 공헌했던 것이 많은 선수"라며 "나도 아니꼽긴 한데 이 정도는 축구선수 수명도 꽤 짧으니 넘기자. 법을 어기지도 않았고 병무청조차 적법한 조치라고 하니 이해하자"는 입장도 종종 보이는 모습이다.
[이미지 = 박주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아스날-AC밀란 경기 중계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