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하락과 1~2인 가구 증가 등으로 찾는 사람이 거의 없어진 중대형 아파트는 최근 청약 시장에서도 참패를 면치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른바 '대박'을 친 중대형 아파트가 나와 눈길을 끈다.
한신공영이 지난달 세종시 1-3생활권 M8블록에서 분양한 '세종 한신 휴(休)플러스' 아파트는 전체 일반분양 물량의 20% 가량이 전용면적 85㎡ 이상의 중대형이었다. 하지만 청약 결과 모두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서 마감됐다.
이 아파트 120㎡ A타입은 총 11가구 모집에 무려 172명이 몰려 1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6㎡ C타입과 96㎡ B타입도 각각 16대 1, 14.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진달래 1차 아파트를 재건축한 ‘래미안 도곡 진달래’ 단지도 지난 15일 진행된 일반분양 1순위 청약에서 전용면적 93㎡가 30대 1의 경쟁률을 보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이 단지는 분양가가 3.3㎡당 평균 3034만원에 달할 정도로 고가였지만, 청약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이들 중대형 아파트의 분양 성공은 중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한 최근 분양시장에서 이변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중대형 아파트라고 무조건 수요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오히려 세종시나 서울 강남권처럼 인기 지역에서는 공급 물량 감소로 희소가치가 높아진 중대형 아파트의 투자가치가 더 높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114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서 분양된 아파트 가운데 86%가 전용면적 85㎡ 이하의 중소형 물량이었다. 올해도 지난달부터 이달 20일까지 분양된 전국 1만3600여가구 중 89%(1만2141가구)가 중소형이었다. 중대형 물량은 1458가구로 전체 신규 공급량의 11% 수준에 그쳤다.
이영진 이웰에셋 부사장은 "중대형 공급이 줄면 희소성 때문에 나중에 중대형 아파트 몸값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