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제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한덕수 주미대사가 오늘 오전에 주미대사로서의 소임을 다했다는 판단에 따라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조 대변인은 이어 “(제출한 사표는) 적절하게 처리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혀 사표가 수리될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정확한 사임 배경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다.
조 대변인은 “사임 배경에 대해서는 달리 아는 바가 없다”며 “다음주에 열리는 재외공관장 회의에는 참석하지 않고 이임인사 등을 위해 내일(17일) 미국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한 대사가 한국에 들어오기 직전까지도 대사직 사의를 내비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사의의 진정한 내막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 대사는 사의 표명 하루 전인 15일까지만 해도 24일 외교통상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 간담회를 잡아 놓고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봤을 때, 이날 오전까지는 사의가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렇다면 오후에 사의를 표명할 수밖에 없는 어떤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한 관계자도 “4강 대사를 본인이 먼저 내놓는 경우는 통례에 벗어나는 일이라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한 대사의 교체설이 있었기는 했지만, 사의 표명이 나오자 바로 후임에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런 의구는 더욱 커지고 있다.
한 대사는 2009년 2월 16일부터 꼭 3년간 주미대사로 재직하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해 미국 내에서 많은 활동을 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한 대사가 사공일 무역협회 회장 후임으로 내정됐다는 소식도 나오고 있다.
정부 한 소식통은 “한 대사가 오는 20~24일 서울에서 열리는 재외공관장 회의에도 참석할 예정이었는데, 갑자기 사의를 냈다”며 “국내의 경제 관련 기관장 제의를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