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잉이란 덤핑 마진을 자국에 유리하도록 계산하는 방식으로 현재 미국이 유일하게 이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으로의) 수출가격이 수출국 내수 판매가격보다 낮으면 ‘덤핑’으로 간주해 마진을 높이고, 반대의 경우 제로(0)베이스로 계산하는 방식으로 전체 덤핑 마진을 실제보다 높이는 이른바 반덤핑관세다.
이에 대해 유럽과 일본은 물론 한국 정부도 수년 전부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해 왔고, 승소했으나 미국 측의 묵살로 실제 시행되진 않고 있었다.
다만 한국의 경우 한미FTA의 양국 구회비준 직후인 지난해 10~11월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스테인레스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 조치 철폐를 연방관보에 공고, 제로잉 철폐를 최종 이행했다. FTA 협상 당시 이 안 역시 채택이 논의됐으나 FTA 조항에 삽입하는 대신 개별사안으로 다루는 방식으로 양 측이 한발씩 양보한 것.
이번 일본과 유럽에 대한 반덤핑 철폐 역시 한국과의 제로잉 분쟁을 마무리 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한국 기업은 지난 12월의 제로잉 분쟁 마무리로 약 8000만 달러(약 900억원)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외교통상부 FTA정책국은 전망했다.
외교부 FTA 정책국 관계자는 “미 상무부가 지난해 10월 24일 다이아몬드 절삭공구에 대한 반덤핑조치 철폐에 이어 같은 해 11월 26일 스테인리스 철강제품에 대한 반덤핑조치도 철폐함으로써 우리 기업의 수출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스테인리스 철강재를 미국에 수출하던 포스코는 1999년 미국의 반덤핑관세 부과 후 수출을 중단했다. 이번 철폐로 연 7200만 달러 상당의 수출 재개가 예상된다는 게 FTA 정책국 측 설명이다.
또 이화ㆍ신한ㆍ효성 등 다이아몬드 절삭공구도 지난 2010년 기준 590만 달러로 감소한 수출액이 덤핑규제 전이던 2006년 1400만 달러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를 포함하면 한국 기업이 반덤핑관세 철폐로 얻는 효과는 약 8000만 달러에 달하는 셈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2009년 11월 24일 이와 관련해 WTO에 처음 제소했으며, 지난해 1월 WTO로부터 승소 판결을 받았다. 이후 미국은 상소를 포기했으며, 지난해 11월 최종이행을 발효함으로써 제로잉 분쟁을 마무리짓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