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양사 관계자에 따르면 삼성그룹은 지난 30일 계열사 임직원들이 소속 회사 전산망을 통해 개인별 PS 비율을 열람토록 하고 익일 분배금을 정식 지급했다.
삼성그룹은 매년 초 역년(CY) 기준 전년도 목표이익을 달성한 계열사의 초과이익 20% 한도 내에서 개인 연봉의 최대 50%를 성과급으로 지급한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PS 비율은 4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부(部), 실(室) 등 단위 사업부에 따라 수치에 차이가 있다.
이들 형제 보험사는 어느 회사의 PS 비율이 더 높게 책정됐는가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나타냈다.
삼성생명은 삼성화재, 삼성화재는 삼성생명의 지급 비율이 더 높다며 상대를 추켜세웠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삼성생명의 PS가 조금 더 높을 것이란 삼성화재 측의 설명을 전하자 “정확한 비율을 따져봐야 알겠지만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삼성화재의 PS 비율이 더 높다”고 말했다.
두 회사는 올 초 PS가 이른바 금융권의 탐욕으로 비화되자 잠시 손을 맞잡는 듯 했다.
양사 관계자들은 당시 초과이익을 직원들에게 배분하는 것은 정당한 기업윤리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PS가 실제로 지급되면서 비율과 금액에 대한 회사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자 탐욕의 상징으로 부각되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삼성생명과 삼성화재 사이에는 계열사 간의 보이지 않는 눈치싸움이 존재한다”며 “금융권 탐욕에 대한 논란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서로 전면에 나서지 않으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는 이번 PS 지급 이전에도 한 지붕 한 가족답지 않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일명 월급쟁이 사장이 경영을 진두지휘하는 두 회사의 특성상 상호 실적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한 그룹 주요 인사들이 매출과 순이익, 주가 등 계열사들의 각종 경영지표를 비교하면서 비롯된 자존심 싸움이다.
삼성카드, 삼성자산운용, 삼성선물 등 다른 금융계열사들과 달리 그룹 내 비교 대상이 뚜렷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두 보험사 모두 각 업계 1위사지만 삼성그룹 입장에서는 비교의 잣대를 들이댈 수밖에 없다”며 “올해는 ‘중국통’ 박근희 삼성화재 사장과 ‘해외통’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 내정자 간의 글로벌화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