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 승인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당분간 투 뱅크 체제를 유지하면서 외환은행의 정체성을 살리도록 할 것”이라며 “외환은행 직원들과 화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지분 인수가 마무리되는 대로 외환은행 노조와 대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론스타가 애초 외환은행의 대주주가 될 수 없는 산업자본이며, 이 때문에 론스타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매매계약도 원천 무효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조는 지난 27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신청을 접수했다.
노조는 또한 성명서를 통해 론스타는 대주주 자격이 없는 상태로 9년간 외환은행을 불법 점유한 무효로 철저한 검토를 거쳐 다각적인 투쟁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 관계자는 이에 대해“지난해 3월 금융노조에서 교섭권을 위임 받은 이후 지속적인 교섭 노력을 했으나 1년 넘게 진전이 없어 관련규정에 의거해 쟁의조정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더라도 내부적인 투쟁을 통해 되팔수 밖에 없도록 할 것”이라면서 강경한 입장을 견지했다.
외환은행의 직원들도 하나금융의 인수를 반기지 않는 모양새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하나은행의 경우 직급이 올라가도 연봉차가 많지 않아 외환은행과는 차이가 많다”면서 이같은 연봉 차로 인해 심적으로는 노조를 지지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10년 말 현재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직원(임원 제외) 1인당 평균 연봉은 각각 5020만원. 5820만원으로 800만원 가량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김 회장은 이에 대해 “외환은행 직원들의 평균 연령이(하나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실제로 연봉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다. 삭감 계획은 없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인수자금 조달을 위해 이미 5조원의 부담을 짊어진 상태에서 효율성을 고려치 않은 상이한 임금체계를 상당기간 유지하기란 사실상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금융권의 중론이다.
또한 같은 계열의 하나은행 직원과의 연봉차로 인해 자칫 내부 균열을 자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당분간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인수의 시너지 효과를 누리기 위해 외환은행의 강경노조의 처리 문제와 아울러 경영효율화를 꾀해야 하는 딜레마에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