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성명서를 통해 “경제상황은 최소 2014년말까지 초저금리(0~0.25%)를 유지하는 것을 정당화하고 있다”면서 “이와 함께 강력한 경제회복을 위해 상당히 부양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같은 연준의 입장은 초저금리를 기존에 2013년 중반까지 설정한 것보다도 1년 이상 뒤로 연장시킨 것으로 경기 회복에 대한 연준의 강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나 다름없다. 이날 증시는 1% 안팎으로 크게 상승했다.
벤 버냉키 의장도 기자회견을 통해 “실업률이 개선되지 않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낮으면 상황에 따라 추가 부양책을 내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준은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단기를 매각하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지속할 방침이다. 연준의 이같은 결정은 현 글로벌 경제를 비롯한 미국 경제가 회복의 가능성은 보이지만 아직 불황의 터널 끝이 보이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연준은 “미국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실업률은 높고 기업은 고정자산 투자를 늘리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버냉키 의장은 “미국 경제는 여전히 취약한 상태”라며 “단기간에 경제가 호전되지 않으면 당분간 초저금리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2009년까지만 하더라도 연준은 미국 경제가 2012년 4.8% 성장하면서 완전히 회복할 것으로 전망했었다. 그러나 회복은 계속 지연됐고 당시부터 지금까지 시행하고 있는 제로 초저금리 금융정책이 2014년까지 더 필요하다고 연준은 결정한 것이다.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는 2.2%~2.7% 정도다.
살아나지 않는 주택 시장도 연준의 초저금리 1년 이상 연장 방침 배경이다. 지금까지 수백만 주택 소유주들이 집을 차압당했고,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모기지 월 불입으로 부담을 느끼고 있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하면 이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결국 더 많은 차압 주택이 창출되어 경기 회복에 걸림돌로 작용하게 된다.
여기에 돈은 많이 풀렸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둔화된 것도 저금리 유지를 가능케 하고 있다. 연준은 “인플레이션은 수개월간 낮아지고 있고 장기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도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유로존 재정위기가 아직도 지속중이라는 시각도 초저금리 유지의 한 배경이다. “글로벌 금융시장의 압박이 경제 전망에 중대한 하방 리스크”라고 연준은 이날 덧붙였다.
시장은 이날 연준의 발표를 환영했지만, 그만큼 미국의 경제 현황과 전망이 좋지 않다는 우울한 소식도 전해졌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후년 말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겠다고 못박은 것은 그만큼 미국 경제가 좋지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3%대로 제시됐던 올해 미국 경제성장 전망치는 벌써 2%대로 낮아졌고, 2014년 성장률은 3.3%~4.0%로 연준은 내다보고 있다. IMF나 세계은행이 보는 미국 경제의 올해 성장 전망은 2% 안팎으로 연준 시각 보다 더 보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