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발 사태가 악화돼 국제유가가 최악의 경우 배럴당 200달러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이 같은 부정적인 전망보다는 박스권 내에서 등락을 반복할 것이라는 데 무게감이 실려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수입수요가 줄어 오름세가 꺾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 경기침체, 국제 원자재가에 어떤 영향?
26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원유와 곡물, 귀금속 등 주요 21개 품목의 상품선물 시세를 나타내는 CRB 지수는 지난 25일 현재 거래가 시작된 1월3일(316.37) 대비 3포인트 오른 316.37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중순 바닥을 찍은 국제 원자재 가격은 1월이 마무리돼가는 지금까지 전반적인 오름세를 이어오고 있다.
이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본격화할 즈음인 작년 최소치(293.28, 10월 4일)에 비해서는 23.09포인트 늘어난 것이지만 작년 최고치(370.56, 4월 29일)와 비교하면 54.19포인트나 낮은 것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 시장에서 거래되는 광물의 25일 현재 3개월분 톤당 평균선물가격(구리 8295달러·알루미늄 2228달러·니켈 2만555달러)은 대부분 올 들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해 가장 높았던 때와 비교해 보면 아직은 견딜 만한 수준이다.
이들 광물의 작년 최고가격은 △구리 1만124달러(2월 14일) △알루미늄 2774달러(4월 28일) △니켈 2만9075달러(2월 21일)를 기록한 바 있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에서 통합 거래되는 주요 곡물 선물가격 역시 마찬가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근월물 기준으로 옥수수 가격은 25일 현재 부셸당 6.344달러, 소맥 가격은 부셸당 6.412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최고가격(옥수수 7.87달러·소맥 8.86달러) 대비 각각 1.526달러, 2.448달러 낮은 것이다.
◆ 1월 무역수지 적자 돌아서나
이런 가운데 1월 무역수지가 23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설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윤상직 지식경제부 제1차관은 지난 25일 과천정부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반적으로 월말에는 수출이 줄고 수입은 확대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전체적인 숫자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설 연휴 전까지 봤을 때) 1월 무역수지가 적자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불안감은 여전하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 1월 1~20일 기준 무역수지(신고수리일 기준)는 29억3000만 달러 적자를 기록 중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무역수지가 7억3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것에 비해 크게 악화된 수치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설 연휴 이후 기업 근무일수가 6일에 불과해 무역수지가 2억 달러 수준의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