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황인성 기자) 영화 ‘댄싱퀸’가 흥행고속도로를 내달리고 있다. 황정민과 엄정화의 ‘댄싱퀸’은 소시민의 인생역전과 가족애를 적절히 버무려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했다.
황정민의 능청스러운 연기도 눈에 띄지만, 남편과 자신의 꿈을 동시에 좇는 엄정화의 억척 주부 연기 역시 스크린에 빨려 들어가는 이유다. 30대 주부 정화를 연기하는 엄정화는 이번 작품에서 아낌없이 망가졌다. 그런 노력 덕분인지 영화는 설연휴 극장가를 휘어 잡았다.
“솔직히, 그 장면은 원래 그런 설정이 없었어요. 감독님과 황정민씨의 즉흥적인 아이디어로 장면 설정이 바뀌었는데, 연기할 때는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았지만, 나중에 보니 사실적이고 기분이 좋네요.”
엄정화가 연기한 캐릭터는 어쩌면 과거 정화가 선택했던 길 반대편에 있던 인물이다. 어린 시절 춤으로 이름을 날렸던 인물이었던 캐릭터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평범한 삶을 선택했다. 엄정화 역시 이번 배역을 연기하면서 남다른 소회를 느꼈을 터였다.
“아이와 남편과 평범한 삶을 사는 것이 안 부럽다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전 이길을 선택했고 여기까지 왔어요. 제 삶에 후회는 없어요.”
영화 속에서 ‘신촌 마돈나’는 헌신적인 인물이다. 무능한 남편을 기를 세워주려고 노력하며, 물심양면으로 남편이 서울시장에 출마하는 것에 대해 방해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극중 정화는 가수의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가 두 사람다 정치권의 공격대상이 된다. 과연 실제 엄정화라면 남편과 자신의 꿈 중에 어떤 걸 선택할 지 궁금해졌다.
“솔직히 저는 아내로서 남편을 도와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댄싱퀸 멤버들의 꿈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한 쪽만 선택하기가 힘든데요, 굳이 선택하지면 극중 정화처럼 모두 잘 되도록 노력하고 싶어요.”
지난해 6월부터 촬영을 시작한 영화는 사전에 캐스팅이 끝났다. 영화 ‘해운대’에서 호흡을 맞췄던 인연으로 이석훈 감독과 친분을 유지한 엄정화는 ‘댄싱퀸’에 대한 시나리오 이야기를 듣고 바로 출연을 결심했다.
“감독님이 ‘댄싱퀸’ 시나리오에 대해 이야기를 하셨는데, 바로 출연하겠다고 했죠. 촬영은 정말 즐겁게 했는데 과연 관객들이 어떻게 볼지 모르겠어요.”
영화 ‘댄싱퀸’에서 엄정화는 잊었던 꿈에 다시 도전하는 주부로 변신했다. 스크린에서 그의 매력은 팔색조처럼 피어난다. 선택의 기로에서 다른 길에 있었던 자아의 모습은 엄정화는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