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25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대기업의 근로시간을 단축해서 일자리를 나누는 좋은 일자리 만들기를 적극 검토해 본격적으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근로시간을 단축하면 삶의 질도 향상되고 일자리가 늘 뿐 아니라 소비도 촉진되는 등 사회 전반적으로 선순환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장시간 근로를 없애고 휴일근로나 초과근로를 줄이면서 총고용량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하는 것과 근로시간 적용을 예외로 하는 특례업종 수를 줄이는 방안도 추진키로 했다.
노연홍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근로시간 적용을 배제하는 업종이 12개가 있는데 그런 분야를 축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근로시간 적용 배제 특례업종은 운수업과 물품판매·보관업, 금융보험업, 영화제작·흥행업, 통신업, 교육연구업, 광고업, 의료·위생업, 접객업, 청소업, 이용업, 사회복지업 등 12개다.
노 수석은 특히 주 52시간(법정근로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에 휴일근무를 포함시키는 방안에 대해 "이는 행정지침으로도 가능하다고 보지만 안정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선 근로기준법을 손대는 것이 좋겠다"며 법 개정 가능성을 시사했다.
그는 그러면서 기업 참여 확대를 위해 "주야 2교대를 주간 2교대로 전환할 경우 교대제 전환지원금을 상향 조정한다든지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이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대기업 등 실물부문에서 반발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 수요와 공급을 시장에 맡겨야지 인위적으로 정부가 개입하는 것은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주장이다.
강성진 고려대 교수는 "일자리 창출이나 근로시간 유연화는 민간이 알아서 하는 것이지 정부가 명령을 해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고용을 늘리기 위해 대기업에 실질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적인 지시는 먹혀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경제확대기에는 근로시간 나누기가 가능하지만 3%대 경제성장이 예상되면서 고용의 출구전략이 없는 상황에서 이런 조치는 실효적 효과를 낼 수 없다"며 "나눠지는 야간근로가 결국 파트타임, 비정규직 고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이용섭 민주통합당 정책위의장은 "야간·주말 근무를 얼마나 정규 근무로 환원해 일자리 확보에 나설지는 좀 더 연구해봐야 한다"며 "큰 틀에선 동의하지만 세부적인 방법론에 대해선 조만간 우리 당의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