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혼 조정관 및 미국 대표단은 이날 도렴동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가진 김재신 외교부 차관보와의 면담에서 “우리를 돕는 모든 파트너에게 이란산 원유 구매를 줄이도록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인혼 조정관은 “우방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신중한 조정을 거쳐 단계적인 방법으로 이란산 원유수입을 감축하고 이란의 원유판매 수입을 축소하기 위한 광범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고 이에 우리 정부는 “이란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동참하겠다”고 답했다.
현재 전국 주유소의 ℓ당 평균 휘발유 가격은 11일 연속으로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서울 지역의 휘발유 가격은 2000원대를 넘는 고공행진을 지속 하고 있어 미국의 이같은 대응에 우리 정부는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아인혼 조정관은 특히 북한 핵문제와의 연결해 우리 정부의 참여를 촉구했다.
그는 “이란 문제에서 진전이 있으면 북한 문제 진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한ㆍ미 양국이 이란 문제와 관련해 협력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 당국자는 “이란산 원유를 감축하겠다고 딱 부러지게 말은 못하겠지만 우리 기업이 미국의 금융제재 대상이 되는 것은 피할 것”이라며 “우리 것만 주장하지 않고 국제적으로 해야 할 조치에는 동조하겠다”고 말해 이란산 석유 수입 감소를 실행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오는 3월 서울에서 열리는 핵안보 정상회의 개최국으로서 북한 핵문제와 연결해 우리 경제의 이익만을 고려해 미국의 요구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 정부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세계 5위의 원유 생산국인 이란산 원유 수입이 감축될 경우 세계 경제는 비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전체 원유 수입량 가운데 약 9.7%를 이란산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란산 원유 수입을 `유의미한(significant) 규모`로 줄여 미국의 예외를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예외로 인정받는다 해도 국내 정유업체들은 당장 수입처 대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높은 가격의 싱가포르 현물시장 등에서 원유를 수입할 수 밖에 없고, 이 경우 국내 기름값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