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기도 법원경매로 나오네"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부동산 경매시장에서 종처럼 보기 힘들 항공기가 올 들어서만 두 차례 경매법정에 등장했다.

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www.taein.co.kr)에 따르면 다음달 15일 부산동부지원 5계에 하나항공 소유의 항공기가 입찰에 부쳐진다. 이 물건은 지난해 4월 경매가 신청돼 지난해 12월 7일 1차 유찰됐다.

지난 11일 실시한 2차 입찰에서도 유찰돼 다음달 15일 감정가 4억원에서 64% 떨어진 2억 5600만원에 다시 입찰에 붙여질 예정이다. 이 항공기에는 근저당, 가압류, 임금채권, 교부채권 등 청구금액만 5억원이다. 현재 부산 남구 용당동 동방보세창고에 보관돼 있다. 입찰보증금은 최저경매가의 10%인 2560만원이다.

이 항공기는 미국 휴즈사에서 지난 1982년 5월 25일 제작한 회전익항공기(헬기) H-369D로 길이는 9m이며, 최대속도를 시간당 226Km까지 낼 수 있다. 항속거리는 402km로 비교적 짧은 편이며, 좌석은 모두 5개가 설치 가능하고, 약 1t 가량 적재가 가능하다. 주로 산불감시 및 진화, 방재, 항공촬영 등과 같은 곳에 사용되고 있다.

항공기 경매물건은 올 들어서만 두 차례 시장에 나왔다. 지난 11일 부산지법 11계에선 회전익항공기(헬기) MD500기종(1986년 8월 10일 제작)이 2차례 유찰을 거듭한 결과 단독입찰로 감정가(4억 4000만원)의 52.5%인 2억 3100만원에 낙찰된 바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은 토지와 그 정착물을 의미하지만 자동차, 선박, 건설기계, 비행기 등은 물권변동 등기를 등록수단으로 삼고 있어 준부동산 또는 광의의 부동산으로 본다. 따라서 대법원에서 진행하는 경매에는 아파트, 토지, 상가와 같은 부동산뿐 아니라 보존등기된 입목, 공장재단, 어업권 등도 매물로 등장한다.

항공기의 경우 지난 5년동안 경매로 나온 건수가 3건에 불과하다. 항고관련 법령에서 정한 안전관리, 정비 등 항공기 보유기준을 만족해야 해 입찰자 제한이 많기 때문이다.

헬기는 크기와 용도에 따라 가격 폭이 차이가 많다. 1인 또는 2인용의 작은 헬기는 최저 2~3억 수준에서 거래되는 기종도 있으며 기능에 따라 수백억원 대를 상회하는 기종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H-369D기종의 헬기가 모두 7대 수입돼 운영 중에 있으나 대부분 기령이 30년이 넘어서는 것으로 노후기종에 속한다.

임대를 제외하고 우리나라에 등록된 민간항공기는 지난해 말 기준 모두 552대지만 항공기가 부동산경매에 등장한 예는 흔치 않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문가들은 헬기 임대비용이 만만치 않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개인과 법인은 회전익항공기 도입을 고려해 볼만하다고 조언한다.

부동산태인 최유신 연구원은 “회전익항공기의 경우 재해예방과 산불감시 같은 특정시기에만 운영하는 관공서의 용역사업만으로는 수익성의 한계가 있다"며 "수익성 판단과 함께 인원, 장비의 유휴기간 중 활용계획까지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