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 '자전거탄 소년'…버림받은 소년의 투쟁기

2012-01-05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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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황인성 기자) 영화 '자전거 탄 소년'은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소년 시릴(토마도레)의 이야기다. 13살 소년은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그는 아버지가 한 달만 보육원에 있으면 찾으러 오겠다는 말을 철석같이 믿는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도 아버지에게 연락을 오지 않고, 불안해진 소년은 직접 아버지와 함께 살던 집을 찾아가려고 한다. 예전에 살던 집에 전화를 해도 답이 없자 소년이 선택한 방법이다. 하지만, 보육원 교사들은 그의 행동을 막는다.

아버지와 만나는데 방해한다고 생각한 소년은 투견처럼 물고 차며 아버지가 살았던 동네로 도망간다. 영화에서 소년은 끝없이 달린다. 아버지의 집을 찾기 위해 달리고 보육원 교사를 피해 달린다. 감독이 소년이 달리는데 초점을 맞춘 것은 현실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소년의 심리를 반영한 것이다.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소년은 위탁모의 보살핌을 받지만, 늘 친절함에 목말라 한다. 이웃집 형의 달콤한 유혹에 빠져 범죄를 저지르는 것도, 형을 통해 아버지의 부재를 보상받고 싶어서 일지 모른다.

칸영화제가 사랑하는 감독 장 피에르와 뤽 다르덴 형제는 이번 작품에서도 비극적 사실을 조용하게 따라간다. 철저히 사실주의자인 형제는 이번 작품에서 처음 영화음악을 사용했을 정도다. 영화를 통해 딱 두 번 소년이 밑바닥까지 절망에 빠졌을 때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가 흐른다. 감독이 음악을 자제해온 것은 철저한 사실을 고스란히 전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영화는 어떤 결말도 내리지 않는다. 영화 말미에 소년은 나무에 올라갔다가 돌을 맞고 떨어진다. 피투성이가 된 채 조용히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가는 소년의 모습이 끝이다. 감독은 관객에게 소년에 대한 판단을 맡겼다. 1월1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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