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12월 결산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지난해 4분기 실적(IFRS 연결기준)을 추정한 결과 106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은 23조6027억9200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의 24조8496억3400만원보다 5.0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영업이익 감소 추정치가 시간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
지난해 9월 말에는 2011년 4분기 영업이익이 24조6832억7200만원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비하면 불과 3개월여 만에 영업이익 추정치가 4.38%나 감소했다.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매출액 추정치도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9월 말에는 매출액이 367조8779억3400만원이 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이번에는 365조5738억1300만원이 될 것으로 전망돼 매출액 추정치가 0.63% 줄었다.
이렇게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전망치가 악화됨에 따라 실제 실적은 이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마저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상황은 이와 많이 다르다.
삼성과 현대자동차 등 국내 10대 그룹의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8조5919억7900만원으로 지난해 3분기의 19조978억1800만원보다 2.65% 감소하는 데 그쳤다.
추정치 변동에 있어서도 영업이익은 지난해 9월 말 18조5931억1300만원에서 이번에는 18조5919억7900만원이 될 것으로 보여 겨우 0.01% 감소했고, 매출액 추정치 역시 같은 기간 278조8644억1700만원에서 277조9900억900만원으로 0.31% 감소하는 데 그쳤다.
주요 상장사들의 실적 추정치가 악화되는 상황에서도 대기업들은 그 정도가 훨씬 덜한 것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이번 조사에서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5조6049억5700만원으로 3분기의 5조1914억9600만원보다 7.9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매출액 역시 63조6926억6800만원으로 3분기의 58조7468억1600만원보다 8.42%나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현대차그룹도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4조8642억7200만원, 매출액이 51조3152억3400만원으로 추정돼 3분기에 비해 각각 15.11%, 12.22%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엘지그룹도 영업이익이 1조2342억1600만원, 매출액이 37조5773억9100만원으로 전분기에 비해 각각 74.69%, 3.66%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한진 SK 롯데 포스코 등 4개 그룹은 전분기보다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추정됐다. 한진그룹 2개 상장사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329억원으로 전분기 1048억원에 비해 반토막이 났다. SK그룹의 6개 상장사 역시 3분기 5조2031억원에서 4분기 2조9788억원으로 무려 42.75%, 롯데그룹의 5개 상장사는 9221억원에서 8165억원으로 11.45% 각각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이렇게 국내 주요 그룹들의 실적이 양극화되고 있는 것은 국내외 경기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거기에 잘 대응한 일부 대기업들이 경쟁업체들과의 격차를 벌이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점유율이 지난 1분기에만 해도 12.2%로 애플, 노키아 등에 비해 뒤졌으나 시장의 흐름에 맞는 신제품 출시 등으로 지난해 3분기 23.4%의 점유율을 나타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특히 갤럭시S2는 지난해 4월 말 출시돼 5개월 만에 전 세계적으로 1000만대나 판매됐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갤럭시S나 갤럭시S2같이 세계적인 히트모델을 출시했고 이러한 프리미엄폰뿐 아니라 신흥시장에 중저가 폰으로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 실적 향상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 이영원 투자전략팀장은 "국내외 경기가 나쁜 상황에서 삼성전자같이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스마트폰 등에서 경쟁업체를 완벽하게 따돌린 일부 대기업들은 시장점유율을 늘리면서 실적 향상을 나타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