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격변하는 글로벌 리더쉽> ①2012 세계정치 들끓는다... "정치적 선택 따라 경제 지형도 요동칠 것"

2012-0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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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12년도에는 지난해 이상으로 세계 각국의 정치는 물론 경제 지형이 요동칠 전망이다.

지난해 초부터 불거진 ‘아랍의 봄’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 여러 나라에서 민주화 시위가 들끓고 독재자가 축출됐으며, 대서양 건너 미국도 결국 사상 초유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사태를 맞게 됐다. 유럽은 그리스, 이탈리아 등 유로존 국가들이 채무 불이행 위기에 처하면서 전체 유로존 및 유럽연합(EU)까지 충격파가 미쳤다.

올해도 이같은 흐름이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로이터 통신은 올해 주요 국가에서 있을 대통령 선출 및 선거 등을 예로 들며“2012년에도 각국의 정치적인 상황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우선 미국은 내년 11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야가 계속해서 첨예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여당인 민주당과 야당인 공화당은 근로소득세 감면 연장안을 놓고 대립하다 시한을 넘기고서야 극적인 타협안을 내놓기도 했다. 시장은 물론이고 유권자들에게 매우 불안한 모습으로 다가가고 있는 미국 정치의 한 단면이다.

정치 전문가들은 “50%에 미치지 못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도를 감안할 때 공화당의 이같은 전술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오바마 단임 대통령 프로젝트’가 공화당 내부에서 이미 가동되었기 때문에 오바마가 조금이라도 표심을 얻을 만한 타협이나 합의는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마켓워치는 이러한 상황을 근거로“1900년 이후 S&P500 지수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백악관은 물론이고 상하원을 모두 한 정당이 집권했을 때”라면서 "정치적 소요나 갈등이 시장에는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지난 17일 사망한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의 뒤를 이어 정권을 승계할 것으로 보이는 3남 김정은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북한을 끌고 갈 것인지도 큰 관심사다. 북한의 정치적·경제적 안정은 한국,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는 물론이고 미국, 유럽, 러시아 등 서방에까지도 큰 화두다. 따라서 북한이 얼마나 안정적인 모습을 보일 것인가와 북한의 차기 권력이 어떤 모습을 띨 것인가에 따라 시장은 크게 요동칠 것이다. 만일 북한이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구사한다면 시장은 분명히 부정적인 반응을 할 것이다.

최근 미국의 CNBC는 “2012년 금융시장 흐름에 따른 투자 결정에 있어 북한 등 주요 국가들의 지정학적(=정치적) 영향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CNBC는 최근 미국과 강하게 맞서고 있는 이란과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간의 갈등을 가장 불안한 정치적 요인으로 꼽았다. 만일 예정대로 미국이 이란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하고 이란 중앙은행을 통한 모든 결제를 막는다면 세계 원유 시장이 요동치고 유가 상승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유가 상승은 주식 시장의 침체를 가져오고 경제 전반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게 된다.

CNBC는 또한 이라크 내전 발발 가능성도 정치적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12월을 기점으로 미군이 완전 철군했지만, 이라크는 안정은 커녕 해묵은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을 표출하고 있다. 최근 수니파인 타리크 알-하셰미 부통령이 체포되면서 그와 경쟁관계에 있는 시아파의 누리 알 말리키 총리와의 갈등이 어떤 양상으로 번질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내전 가능성까지 보고 있어, 미국이 수천억 달러를 쏟아부으면서 이라크 전쟁을 치렀던 노력이 일거에 물거품이 될 것이란 위기감도 나타난다.

대테러 전쟁을 수행하며 파키스탄과 미국과의 관계도 눈여겨 봐야 한다. 최근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오폭으로 파키스탄 군인 24명이 사망하면서 양자간의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핵보유국 파키스탄과 미국의 갈등은 알-카에다 테러조직의 활동력을 고취시킬 수 있어, 중동은 물론이고 미국 내부의 안전도 위협할 수 있다. 투자와 시장 분위기에는 결코 좋은 뉴스가 아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그리스 등 유로존 국가들의 향후 경제 운용도 시장의 큰 관심거리다. 이들 국가들은 포퓰리즘적인 사회보장 정책을 거두고 새로운 긴축 재정으로 옮겨가고 있지만, 세계 경제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긴축 재정 운용은 시장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 세계은행의 로버트 졸릭 총재는“유로존 채무와 금융 위기를 해결하는 해법으로 국제사회가 해당 국가들의 재정 긴축을 요구하지만, 좀 더 넓은 해법이 필요하다”면서 "구조조정으로서의 재정 개혁은 필요하지만, 경제적 성장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뒷받침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에서는 프랑스가 오는 5월 총선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과 제 1야당 사회당의 프랑수와 올랑드가 접전을 벌이며 새로운 리더쉽을 구축할 전망이다. 독일의 메르켈 총리 역시 2013년 총선을 앞두고 국내 선거인들의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유럽 위기의 해결과정에서 유럽연합의 핵심을 이루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 등 두 나라의 결정에 따라 유럽과 세계 경제의 향방은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몇 년간 ‘잠자던 호랑이’였던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이 절대권력자로 다시 나설 조짐을 보이면서 러시아 정국도 흔들리고 있다. 지난 4일 총선에 푸틴 총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면서 러시아내 소요가 지속되고 있다. 러시아의 소요는 국제 원유시장을 불안케 해 중동 소요와 마찬가지로 국제 유가를 상승시키는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오는 10월 공산당 전당대회를 통해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 체재를 구축할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이 위안화 절상이나 내수 진작 등 경제정책면에서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지도 아시아는 물론 세계경제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워싱턴(미국) = 송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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