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은 오는 2021년부터 2040년까지 3단계에 걸쳐 ‘그린에너지 종합산업단지’를 구축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첫 5년간 투자규모는 약 7조6000억원. 풍력, 태양전지, 연료전지 등 생산기지를 건설할 예정이다. 새만금은 지난해 8월에도 태양광 사업에 역점을 두고 있는 OCI의 투자유치도 이뤄냈다. OCI는 2020년까지 이 곳에 총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할 계획이다.
이곳은 군산이라는 기존 산업권과 인접해 있다는 잇점이 있다. 군산에는 서해 중남부의 주요 항만인 군산항과 두산인프라코어, 한국지엠, 타타대우상용차 등 생산공장이 위치해 있다. 이들 3개사는 지난달 1일 군산·새만금경제자유구역청과 함께 협력사들의 새만금사업단지 입주를 위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협력사의 경우 납품하는 대기업과의 지리적 근접성이 필수적인 만큼 이들 기업과의 공동유치 노력은 그만큼 효과적일 수 있다.
혁신·기업도시의 활성화에 때맞춰 내년 5~8월에는 ‘2012 여수 세계박람회(엑스포)’도 유치한다. 이 곳은 박람회 이후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 관광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게 정부 측 계획이다.
올 5월부터 본격적으로 기업 유치에 나선 다른 지역에서도 속속 투자유치에 성공하고 있다. 충북도는 올 10월 열린 ‘관광개발투자유치설명회’에서 리솜리조트로부터 약 1200억원 규모의 리조트 건설 협약을 체결했다. 이달 8일에는 대구혁신도시가 의료부문 강소기업인 라파바이오로부터 약 152억원 규모의 연구소 및 생산공장 투자를 유치했다.
강원도 역시 올 초부터 지난달까지 글로벌 바이오업체 CTC바이오 등 총 52개 기업으로부터 8745억원에 달하는 투자유치를 이뤘다. 기업 외에도 올 9월에는 영국 멀린엔터테인먼트그룹과 총 8000억여원에 달하는 ‘레고랜드 춘천 조성사업’에 대한 투자합의각서(MOA)를 이끌어냈다. 이 회사는 오는 2015년 개장을 목표로 ‘레고랜드 파크’를 건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성과에도 불구, 여전히 한계점은 존재한다. 하드웨어가 모습을 갖춰가는 데 반해 소프트웨어는 여전히 제자리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각 도시별로 지역에 특화된 산업을 유치하는 특화산업전략을 세워놓고 있지만, 각 지자체 추진위는 열악한 상황에서 일단 어떤 기업이든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큰 틀에서 이들의 균형 발전을 도모할 컨트롤 타워 없이 각 지자체별로 개별 유치 성과를 내는 데 여념이 없는 게 현실이다. 정부의 도시별 핵심기능 계획을 봐도 강원도의 건강생명, 충북도의 과학기술, 전북도의 농업생명, 경남도의 중소기업 등의 경우처럼 중복되는 경우도 있다.
일부 기업들이 “유치 성과에만 급급하고 유치 이후의 인프라 구축 등 문제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홀하다”고 지적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일각에서는 군산.새만금 혁신도시의 주력사업 중 하나인 여수엑스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 곳은 내년 3월 개장을 목표로 현재 대부분 공정을 마친 상태다. 공정률은 84%. 조직위에 따르면 106개 국가 및 9개 국제기구가 참가를 확정했으며, 12조2000억원에 달하는 생산유발 효과와 5조7000억원에 달하는 부가가치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제는 사후 활용법이다. 1993년 열렸던 대전엑스포 이후 이 부지는 ‘엑스포 과학공원’이라는 이름의 관광지로 활용되고 있으나, 들였던 투자에 비하면 그 효과는 미미하다는 게 대체적 견해다. 2000년 들어 운영 정상화를 위한 ‘대전엑스포 재창조 사업’을 추진했으나 11년째 추진-무산을 반복, 표류하고 있다. 여수의 경우, 수도권과의 거리가 더욱 먼 만큼 향후 활용방안에 더 어려운 여건이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 관련 단체들은 추진 단계부터 사후 활용법에 대해 논의하고 있지만 요컨데 ‘남해안 관광시대’ 등 관광지로 활용하겠다는 것 외에는 구체적인 방안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