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그룹, 새로운 ‘동부’ 색깔 찾기에 나서

2011-12-08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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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대표 및 고위 임원, 순수 동부맨으로 교체

(아주경제 신승영 기자) 동부그룹이 내부인사 승진을 통한 ‘동부’만의 색깔을 찾아가고 있다.

동부그룹은 8일 이종근 동부제철 사장, 우종일 동부한농 사장, 이재형 동부라이텍 겸 동부LED 사장을 각각 부회장으로 선임한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 중 가장 파격적인 인사는 그룹 핵심계열사인 동부제철의 이종근 신임 부회장이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한지 한 달여 만에 또 다시 부회장으로 선임됐다. 이 부회장은 내년 초 정기 주총을 거쳐 동부제철 대표이사로 정식 취임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 대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인사 철학에 변화가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김준기 회장은 삼성과 GE의 ‘시스템경영’을 표방하며 우수인재 영입에 열을 올렸다. 특히 이명환 전 동부 부회장을 비롯해 김순환 전 동부화재 부회장, 임동일 전 동부건설 부회장 등 삼성 출신의 임원들을 대거 중용했다.

당시 동부그룹은 삼성 출신들이 주요 계열사 CEO 자리를 모두 꿰찼을 뿐만 아니라, 전체 임원 중 3분의 1이 삼성 출신이었다.

김 회장의 지나친 외부영입은 내부불만으로 이어졌고, 기존인력과 영입인력 간 극심한 갈등이 발생했다. 동부한농의 경우 지난 2006년 삼성 출신과 기존 임원 간 갈등으로 인해 고위임원 6명이 동시에 사직서를 제출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후 2007년부터 그룹 내 순수 동부출신 임원들이 계열사 대표로 부상하기 시작했다.

지난해는 김순환 전 부회장의 후임으로 순수 동부 출신인 김정남 사장을 동부화재 대표로 선임했다. 올해 승진한 우종일 부회장도 지난해 동부한농 대표이사 겸 사장에 올랐다.

올해는 현대차 출신인 이수일 부회장의 뒤를 이어 이종근 부회장이 승진과 함께 동부제철 대표이사 자리에 올라감에 따라 동부 출신 입지가 대거 확대됐다.

그러나 동부그룹이 순혈주의로 회귀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이번 인사에 함께 승진한 이재형 부회장도 삼성 출신이며, 그룹 내 임원 중 삼성과 현대차, 포스코 등 외부 출신이 더 많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번 동부그룹 인사에 대해 “그동안 과다한 외부영입으로 내부 결속력이나 기업문화 정체성이 떨어진 만큼 앞으로 내부인사 승진에 무게를 둘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조직의 긴장도와 효율성 향상을 위해 외부 인사도 소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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