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논란’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후속타될까

2011-10-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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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장기영 기자) 대표적인 서민금융기관인 새마을금고가 미흡한 관리감독체계 때문에 부실화할 수 있는 심각한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표상으로 새마을금고의 재정건전성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관리감독 부실로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생하는 등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새마을금고 이사장들이 장기재직하면서 사금고화할 우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91조원 새마을금고, 지표탄탄 VS 재정미흡

지난 9월 기준으로 전국 새마을금고 조합 수는 총 1480개로 집계되고 있다.

거래자수는 1597만명이며 총자산은 91조2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예·적금은 80조8000억원, 대출은 50조4000억원이다. 작년말 기준 당기순이익은 총 7771억원이며 순자기자본비율은 8.69%에 이른다.

때문에 표면상 새마을금고의 각종 지표는 양호한 수준이다. 전체 개인대출 연체율은 2008년 말 3.03%, 2009년 말 2.84%, 지난해 말 3.24%, 올해 6월 말 3.15%로 큰 변동이 없다.

특히 전체 연체율은 2.99%로 단위 농협 3.20%, 신협 6.48%, 저축은행 18.6% 등에 비해 양호한 편이다.

또한 건전 자산에서 순자본이 차지하는 순자본비율은 8.69%로 경영개선 권고 수준인 4%에 비해 높다.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2.29%로 단위농협 3.7%,저축은행 10.6% 등에 비해 낮다.

하지만 국회 정무위의 임영호 자유선진당 의원의 견해는 다르다.

그는 최근 “일부 새마을금고의 경우에는 재정현황이 아직도 미흡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임 의원에 따르면 전국 새마을금고 중 4.9%인 72곳이 2008년 이후 3년연속 적기 시정조치를 받았으며 이는 부실 새마을금고가 상당히 존재한다는 방증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특히 그는 자본잠식 상태에 놓여 있는 새마을금고가 상당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도 “앞서 부실 새마을금고의 대대적인 통합이 있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이 같은 통합의 목적은 사실상 ‘눈가리고 아웅’식의 부실 감추기에 불과했다”고 주장했다.

지역별로 자본잠식 상태이거나 기타 부실한 새마을금고를 상대적으로 양호한 새마을금고와 묶어주면서 부실지표를 소위 ‘물타기’로 희석시켰다는 진단이다.

◆행안부 산하 새마을금고, 양호 VS 부적절

새마을금고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행안부는 자산이 1000억원 이상인 새마을금고 중 45개를 선별해 처음으로 외부 회계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한 ‘제2의 저축은행 뱅크런’이 확산되지 않도록 새마을금고 예금이 다른 금융기관과 동일하게 5000만원까지 법으로 보장된다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특히 행안부는 새마을금고 예금자보호 제도에 대한 오해로 최근 예·적금을 중도해지한 회원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해지취소 신청을 받고 원상복구 해주기로 했다.

이밖에도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특별회계로 관리하는 새마을금고 예금자보호 준비금은 작년 말 5440억원, 지난 8월 말 기준 6217억원에 달한다고 홍보하고 있다.

또한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발언과 관련, 이삼걸 행안부 제2차관은 금융위 부위원장에게 전화를 걸어 언론에 새마을금고와 관련해 불확실한 내용을 언급하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행안부는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새마을금고 감독권을 가져가려는 쪽에서 불을 지핀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의 발언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급격히 증가한 가계대출 중 새마을금고 대출의 경우 제1금융권에 비해 담보의 질이 좋지 않거나 담보인정비율(LTV) 등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아 상대적으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로 새마을금고는 자영업자 대출을 제외한 순수 가계대출이 2008년 말 18조7313억원에서 2010년 말 28조566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조3310억원(8.2%) 증가해 30조8978억원에 이른다.

때문에 저축은행의 ‘묻지마’식 PF대출이 부실의 패착이 된 것처럼 새마을금고의 급증한 가계대출이 향후 금융권의 문제로 부각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 속에서 행안부의 ‘감독부실’문제도 대두되고 있다.

행안부는 작년 이사장 재직이 2회 연임에서 3회 연임으로 확대되는 것을 사실상 방관했다. 또한 새마을금고 문제가 불거지기까지 행안부 장관이 이에 대한 외부감사를 요구한 적은 단 한번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2005년 7억2500억원이던 새마을금고의 금융사고는 4년 뒤인 2009년 51억6400만원을 기록하며 무려 7배 가까이 증가했다.

실제로 지난 17일 고객들이 맡긴 5억4000여만원을 빼돌린 혐의(횡령 등)로 포항 모 새마을금고 직원이 구속 기소됐다. 2005년 전체 금융사고 액수에 가까운 새마을금고 금융사고가 단 한 건의 횡령사건 규모로 확대된 것이 그간 행안부 치하의 새마을금고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지난 2000년부터 무려 11년간 고객의 정기예탁금을 인출해 무단 사용했음에도 이에 대한 적발이나 지적이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점은 새마을금고의 지배구조 난맥상과 행안부의 관리 부재 때문이라고 금융전문가들은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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