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금고의 경우 한 사람이 20년 이상 이사장으로 장기재직하는 등 지배구조 공정성이 심각하게 위협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배구조 취약성으로 금융사고가 발생해도 이를 관리감독할 기관의 전문성이 결여돼 전체 금융시장의 안전망을 큰 위험에 빠뜨릴 수 도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아주경제가 18일 새마을금고연합회 홈페이지에 게시된 금고별 이사장 재직기간을 조사한 결과 조사대상 23곳 가운데 절반을 옷도는 12곳의 이사장이 연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곳은 3회 연임한 곳으로 4년의 임기를 고려한다면 무려 12년동안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셈이다. 특히 강북의 모 새마을금고 이사장인 신 모씨의 경우 1979년 이후 무려 30년 넘게 재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금고 이사장은 선거 때마다 3분의 2 이상 바뀌어 연임 확률이 낮다”고 언급하면서도 구체적인 자료요구에는 응하지 않았다.
금융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서울 사당 인근 이모 금고 이사장은 재직기간이 20년이 넘었으며 전국적으로 20년 넘게 재직한 이사장들이 수두룩하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금고 내부규정상 4년 임기에 3회 연임이 가능한데 구청장 출신 등 금융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이 20년이 넘게 이사장직을 꿰차고 있다”면서 이 같은 상황이 새마을금고의 부실화를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새마을금고 이사장 등 임원선거의 경우 소수의 대의원에 의해 선출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비리가 새마을금고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남원의 모 새마을금고 이사장 이 모씨는 선거과정에서 대의원에게 현금을 준 혐의로 법원으로부터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이 같은 비리를 막기 위해 행정안전부는 지난 4월 이사장의 3번째 연임시는 매년 외부 감사를 받도록 했다.
하지만 지난 2008년까지 2회 연임까지만 가능토록 했던 새마을금고법이 지난해 돌연 3회 연임으로 개정되면서 정부의 이 같은 조치는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 돼버렸다.
새마을금고의 금융사고는 2005년 7억2500만원, 2006년 94억400만원, 2007년 77억1300만원, 2008년 291억4200만원, 2009년 51억6400만원 등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새마을금고의 각종 사고가 빈번한 것은 금융당국이 아닌 행안부가 관리감독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며 이런 상황에서 소수의 대의원과 이사장의 장기재직이 관행으로 굳어지면서 필연적으로 부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전국적으로 총 1480개의 조합을 거느리고 있는 새마을금고의 부실은 자영업자와 서민가계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연임 제한 등 지배구조 개선이 절실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새마을금고 거래자 수는 지난 9월말 기준 1597만명이며 총자산은 91조2000억원이다. 이 가운데 예·적금은 80조8000억원에 이른다.
새마을금고가 최근 가계대출을 크게 늘림에 따라 상대적으로 부실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새마을금고는 자영업자 대출을 제외한 순수 가계대출이 2008년 말 18조7313억원에서 2010년 말 28조5668억원으로 급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2조3310억원(8.2%) 늘어난 30조8978억원에 이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