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며칠간 국내 증시가 상승하자 1850선까지 추가 반등할 것이란 분석이 증권가에 퍼지고 있다.
유럽 문제 해결을 위한 진전이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와 미국 제조업지표에 이은 고용지표 개선, 삼성전자의 깜짝실적으로 시작된 실적 장세가 코스피 추가 반등을 견인할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지수대는 국제 금융시장의 조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저점으로 위기의 직접적인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용인될 수 있는 최저 수준에 이미 도달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6일 이후 나흘 연속 강세를 기록하며 1710.32에서 1795.02까지 84.70포인트(4.95%) 상승했다.
지난 주말 독일, 프랑스 정상회담에서 그리스 지원과 유로권 은행 자본확충안이 논의되면서 이달 말 구체적 사항들이 제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글로벌 증시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인 다우ㆍ나스닥ㆍS&P500지수 모두 2~3%대의 강세를 기록했다. 이날 일본, 홍콩, 대만, 중국 상해종합 등 아시아 증시도 2%대의 강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증시 상승의 일등 공신은 메르켈-사르코지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앞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내달 3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 전까지 유로시장 안정을 위한 대책을 마련키로 합의했다.
이들은 유로존 은행에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다하기로 결의하고 유로존 17개 회원국의 국가 재정정책 조율을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했다.
다만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확대안을 슬로바키아 의회가 통과시킬지 여부는 미지수로 꼽힌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EFSF 증액안이 슬로바키아의 의회에서 부결되더라도 다른 방법이 마련되겠지만 숨고르기의 빌미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미국 경기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는 점도 국내 증시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노동부는 9월 미국 신규일자리가 10만3000개로 제자리 걸음을 했던 지난 8월대비 5만7000개가 새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이런 영향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하락하면서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수급도 호전되고 있다. 외국인은 이날 3168억원 어치 국내 주식을 샀다.
국내 시가총액 1위 종목인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한 점도 코스피 추가반등의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앞서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3분기 영업이익으로 3조3000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했지만 7일 회사 측이 밝힌 영업이익은 4조2000억원이었다. 예상치를 약 1조원 가까이 상회한 셈이다.
전지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정책 대응이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경로를 나타내고 있다”며 “지금은 공포심리가 진정되고 1차 반등을 시도하는 구간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더불어 국내 증시가 바닥을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도 반등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이영원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8배로 금융위기 당시 최저점인 PBR 0.86배보다는 높지만 2000년대 중반 이후 평균적인 수준인 1.4배를 크게 벗어난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코스피가 1650선 부근에서 단숨에 150포인트 가량 오른 만큼 차익 매물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다.
게다가 14~15일 예정된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와 17~18일 브뤼셀 유럽정상회담,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결정과 옵션만기 등 국내외 이벤트도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