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은 미군 등 연합군이 생포해 아프간 당국에 넘겨진 아프간 포로들이 조직적으로 고문을 당했다고 10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보고서는 “아프간 당국이 탈레반 정보를 얻기 위해 포로들을 고문해 왔으며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도 훨씬 광범위하고 정도가 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만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할 예정인 미군으로서는 곤혹스런 사실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아프간 당국이 기본적인 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그동안 미국이 아프간에 쏟아부은 물적 인적 투자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고문 방법으로 폭력에 더 나아가 전기 고문까지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또한 손목을 묶어 허공에 매달고 막대 등으로 때리기까지 했다.
미 국방부 대변인 조지 리틀은 “미국은 유엔의 주장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반면, 아프가니스탄 정부는 “사실이 아니다”며 고문 사실을 부인했다.
74페이지의 이번 보고서는 수감 시설과 고문을 당한 포로들의 사진까지 게재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정부가 들어서서 아프가니스탄 파병을 늘린 시점에 고문이 많이 일어난 것으로 드러나 오바마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 국방부에 따르면 미군은 매년 약 1000명의 반군을 체포해 대부분 아프가니스탄 당국에 인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를 위해 유엔은 지난 8월까지 약 11개월 동안 약 400명의 수감자를 조사했다. 이같은 사실이 미군 당국에 보고되면서 수개월전 부터 미군은 포로 인도를 하지 않고 있다.
(아주경제 송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