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2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답변에서 내 놓은 말이다
전날까지만 해도 “이번 경매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던 방통위가 경매 과열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의원들의 지적이 이어지자, 입장을 180도 바꾼 것.
하지만 이러한 우려에 아랑곳 없이, 24일 주파수 최고 입찰가는 8093억원으로 뛰어 올랐다.
경매 6일차만에 1일차 최초 입찰가(4455억원)보다 배 가까이 치솟은 것.
이날 경기 성남시 정보통신기술협회(TTA)에 마련된 주파수 경매장에서 SK텔레콤과 KT는 1.8기가헤르츠(㎓) 대역 20메가헤르츠(㎒)폭을 놓고 10라운드에 걸쳐 경매를 진행했지만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7400억원으로 출발한 입찰가는 이날 하루에만 693억원이 올랐다.
◆ 주파수 가격 왜 이처럼 폭등하나
왜 이처럼 하루에 수백억원씩 가격이 뛰는 것일까.
이는 ‘동시오름방식’이라는 입찰 방식에 기인한 것이다.
이번 입찰은 △ 두 회사가 각각 낙찰 희망 가격을 써 내면 △ 적게 써낸 업체에 상대편 금액을 알려 주고 △그 이상의 금액을 적어 내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쉽게 말해 한쪽이 포기하지 않는 이상 경매가 계속 진행되는 일종의 ‘치킨 게임’ 방식이다.
이런 상황이 계속될 경우 낙찰 가격은 1조원을 쉽게 넘길 것으로 관측된다.
KT, SK텔레콤 양사가 이처럼 1.8 ㎓ 주파수에 매달리는 이유는 뭘까.
이 주파수가 요즘 떠오르고 있는 4세대(4G) 이동통신 서비스인 롱텀에볼루션(LTE)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 비싼 낙찰가는 소비자 부담.. 경매 방식에 대한 비판 높아져
문제는 적정선 이상의 비싼 낙찰가는 고스란히 소비자 부담으로 전가된다는 것이다.
실제 입찰에 참여한 한 통신사 고위 관계자는 “7000억~8000억원 수준까지는 감내할 수 있지만 낙찰가가 더 높아지면 우리로서도 큰 부담이 된다”며 “결국 소비자 통신요금의 인상 요인이 될 것”이라고 털어 났다.
경쟁 끝에 낙찰받은 기업이 ‘승자의 저주’에 빠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이동통신시장은 가입자 수가 5000만명을 넘은 포화 시장. 주파수에 거액을 썼다고 신규 가입자가 늘어나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방통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 지고 있다.
국민의 자산인 주파수를 놓고 '판돈'을 올려 땅 짚고 헤엄치는 식으로 방통위가 막대한 낙찰대금을 챙겨간다는 것이다
경매 방식을 꼬집는 쪽도 있다. 경매 기간을 정하거나, 상한선을 두는 형태의 일부 제한만 했어도 이른 바 '전(錢)의 전쟁'은 애초부터 없었다는 게다.
이에 대해 오남석 방통위 전파기획관은 "이번 경매를 마치고 난 뒤 미비하거나 보완되어야 할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