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이제는 OS다

2011-08-17 19:26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한운식 기자) 삼성전자· LG전자 등 한국 휴대폰 업체들은 올 3분기 핀란드의 노키아를 앞지르며 사상 처음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등극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결정적인 역할은 한 것은 뭘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스마트폰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를 구글에게서 공짜로 받아 쓰게 된 것이 첫손에 꼽힌다.

하지만 거꾸로 구글이 안드로이드 OS를 유료화하게 되면, 우리 휴대폰 업체들은 치명타를 맞을 수밖에 없다.

제조기술, 하드웨어 측면에만 전념한 탓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판단이다.

지난 15일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이런 구조에 대한 일종의 '경고' 시그널로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휴대폰 업체들이 기존 OS 전략에 가감히 메스를 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 삼성 OS '바다' 보강, LG는 독자 OS개발 계획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따지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한국 업체들은 영향력은 아주 미미하다.

미국 구글이 만든 운영체재인 안드로이드가 43.4%, 애플의 운영체제(iOS)가 18.2%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독자 개발한 운영체제 ‘바다(bada)’의 점유율은 2%에도 못 미친다.

시장 지배력이 약해 글로벌 시장에서 별다른 영향을 못 미치고 있다는 얘기다.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바다의 육성의 시급한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구글이 모토로라를 위해 언제든지 안드로이드 OS 공급을 중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허권 확보도 중요한 관건이다. 애플과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로서는 향후 구글과의 특허 분쟁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6일 열린 삼성전자 사장단 회의에서 이건희 회장이 삼성의 자체 OS인 바다를 강화하고, 스마트폰의 품질 강화에 주력하는 등의 대응책을 주문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LG전자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LG전자는 현재 안드로이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데 여기서 탈피해 OS를 다변화할 셈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OS인 ‘윈도폰7’이 새로운 고려 대상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독자 OS개발은 없다’는 기존 입장을 재검토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팬택은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양율모 팬택 상무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 회사는 현재 출시되는 모든 스마트폰에 OS로 안드로이드를 채택하고 있다.

권기덕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스마트폰 시장이 고도화되면서 하드웨어 경쟁력만으로는 살아 남을 수 없게 됐다”며 “휴대폰 제조업체들은 이제 OS 경쟁력과 관련 특허를 고민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고 밝혔다.

◆MS의 노키아 인수 움직임.. OS전략과 무관치 않아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를 계기로 모바일 업계 내 이른바 ‘특허전쟁’은 다소 진정되겠지만 향후 MS의 노키아 인수 가능성 등 지각변동 가능성은 훨씬 더 커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미 투자기관 모건 키건의 애널리스트 태비스 맥코트는 16일(현지시간) CNBC와의 회견에서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는 애플 비즈니스 모델을 모방하라는 시도로, 수직적 통합을 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모바일업계에서 제3자에게 OS를 판매하는 것은 사업모델이 될 수 없으며, 결국 기기를 판매하는 것만이 이익을 남길 수 있다”면서 “따라서 앞으로 MS의 행보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맥코트는 “MS의 인수 대상 가능성이 가장 높은 기업은 이미 포괄적인 제휴관계를 가지고 있는데다 풍부한 특허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재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노키아”라고 분석하고 “리서치 인 모션(RIM)도 비록 많은 특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메신저 시스템의 강점 등으로 후보군에 포함된다”고 분석했다.

포브스도 ‘구글의 인수가 노키아와 RIM인수를 촉발할까’라는 칼럼에서 한때 구글이 관심을 보였던 인터디지털과 노키아, RIM 등이 향후 인수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디지털은 8800건의 특허를 보유해 구글과 애플, 삼성전자가 인수를 놓고 경쟁해 왔으나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로 후보군에서 제외된 상태이며, 노키아와 RIM도 각각 1만1000건의 특허를 가지고 있어 매력적인 인수대상으로 꼽히고 있다는 것이다.

앞으로 향후 누가 적극적으로 인수합병(M&A)에 나서게 될지가 모바일업계의 새로운 관전포인트라고 포브스는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버라이존은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가 최근 스마트폰시장의 특허전쟁을 진정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버라이존의 법률담당 부사장 존 손은 “구체적인 인수조건 등을 공개될 때까지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일단 이번 협상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스마트폰 특허다툼을 다소 진정시킬 것으로 보여 환영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