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수장 ‘먹통굴욕’… 국회에서 곤욕(종합)

2011-08-17 18:27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 재계 수장들이 국회 공청회에서 원색적 비난에 시달리는 등 ‘굴욕’을 겪었다.

17일 국회 지식경제위원회가 주최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 공청회에 참석한 대기업 총수들은 청문회를 방불케 하는 고성과 비판에 시달렸다.

이날 공청회에 참석한 허 회장은 해외사업 발주 계약 때문에 16일 오후 출국했다가 정치권의 여론이 악화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해 청문회장을 찾았으나, 1시간 가량 지각했다. 자연스럽게 허 회장에 대한 의원들의 날 선 질문이 쏟아졌다.

민주당 김재균 의원은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해 “한진그룹에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하는 ‘수탁기업운영협의회’가 있느냐”고 질문했다가 허 회장이 질문의 뜻을 잘 알아듣지 못해 머뭇거리자 “협의회는 대중소 기업의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할 수 있는 통로인데 이것도 모르면 되겠습니까”라며 버럭 목청을 높였다.

허 회장은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고, 허 회장의 뒤에 있던 정병철 상근 부회장이 “그런 것은 실무진에게 질의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저지를 당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GS그룹에서는 수탁기업협의체가 설립된 계열사가 몇 곳이 있느냐”고 질의했다가 허 회장이 대답을 잘하지 못하자 “먹통이시구먼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허 회장은 전경련이 반(反) 대기업 입법을 저지하기 위해 대기업별 로비 대상을 배정한 로비문건을 작성했다는 논란에 대한 의원들의 따가운 지적이 이어지자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하기도 했다.

그는 반값 등록금을 포퓰리즘이라고 비판한 것에 대해서는 ”오해가 있었다“며 ”우리 회사 임직원에게는 등록금을 주고 있는데 또 지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한 것인데 포퓰리즘으로 말의 취지가 잘못 이해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감세 문제와 관련해 의원들은 미국의 부호 워런 버핏이 최근 미국 재정 적자를 해소하기 위해 부자 증세를 주장한 예를 들며 허 회장을 압박했다.

이에 허 회장은 ”미국에 애국자가 있구나 생각했다“, ”우리나라 상황이 좋지 않으면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라는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