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지난 수년간 널리 알려진 연구결과, 즉 비만이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전염될 수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 최근 다른 과학자들의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고 10일 보도했다.
비판론자들은 기존 연구에 방법적 오류가 있고 연구에 이용된 원천 자료가 비만의 전염성 등을 판단하기에는 부적당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비만의 전염성은 하버드대학 사회과학자인 니컬러스 크리스타키스와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 캠퍼스 사회과학자 제임스 파울러가 지난 2007년 의료 저널을 통해 처음 제기했다.
두 학자는 1만2천67건의 연구대상으로부터 확보한 자료를 분석에 활용했다.
이를 통해 친구 사이에, 혹은 친구의 친구 사이에 유사한 정도의 비만이 있다는 사실을 유추해 냈다.
이들 학자는 우선 같은 무리끼리 모이는 ‘유유상종’ 현상이나 친구들과 공유하는 환경에 영향을 받는 사람의 특성 등으로 이를 설명했으며 특히 ‘전염’이라는 개념으로 이러한 현상을 설명했다.
두 학자는 심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체중과 용인할 수 있는 1인분의 크기는 친구의 체중 정도나 친구가 먹는 양에 따라 바뀔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던 것.
그러나 이에 대해 비판론자들이 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고 IHT가 전했다.
조지타운대 사회과학자인 한스 노엘은 “연구 과정에서 혼란스러운 변수들을 모두 고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으며 인디애나대 수학 교수인 러셀 리용은 “많은 과학자가 이 연구를 처음부터 허튼소리로 여겨왔다”고 말했다.
리용 교수는 특히 통계적 분석과정에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예를 들면 A는 B를 친구로 생각하는데 B는 A를 친구로 생각하지 않는 경우 B의 비만은 A에게 영향을 주지만 A의 비만은 B에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게 기존 주장이지만, 실제 자료의 추정치로는 13% 정도 A의 비만이 B에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는 것.
카네기멜런대 통계학자인 코스마 샬리즈와 앤드루 토머스도 관찰 자료를 바탕으로 전염이 비만 확산의 주요 이유라고 주장하는 것은 수학적으로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에 대해 비만의 전염성을 주장했던 프리스타키스와 파울러는 여전히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전에 누구도 생각해 내지 못한 사실들을 우리가 찾아냈다”며 “다른 학자들도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은지를 알아내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