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에다 호우까지...전북 ‘여름특수’ 실종

2011-08-10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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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에다 홍수까지 말 그대로 죽을 맛입니다. 올여름 장사는 망쳤다고 봐야죠.”해수욕장과 계곡을 중심으로 한 전북 도내 관광업계가 잇단 강풍과 호우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여름 한 철 장사를 잔뜩 기대했던 해수욕장과 계곡의 상가는 물론 콘도와 호텔, 펜션 등 숙박업소 모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북지역에서는 지난 8-9일 태풍 ‘무이파’가 동반한 강풍과 폭우로 군산과 부안, 김제, 익산 등지에서 큰 피해가 난 데 이어 9일에는 기록적인 국지성 호우로 또다시 정읍과 임실, 순창, 남원 등 동부산간 지역에서 한바탕 물난리를 겪었다.

특히 전날(9일) 하루에만 300-400㎜의 폭우가 쏟아진 정읍과 임실, 고창 등지의 피서지는 물폭탄을 맞아 아수라장이 됐다.

이렇다 보니 관광특수 분위기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고창 선운산 일대 펜션촌이 어른 허리높이까지 물에 잠겨 대부분 영업을 중단했는가 하면 동호와 고사포, 모항 해수욕장 등은 계속된 강풍과 폭우로 피서객이 찾아오지 않아 사실상 철시한 상태다.

고창 선운산 앞에서 펜션 4동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어제 하루 쏟아진 폭우로 팬션이 모두 물에 잠기는 바람에 손님들을 급히 내보냈고 이번 주 예약자에게도 일일이 전화를 해 방을 취소시켰다”면서 “여름장사를 앞두고 팬션 내부를 개조 하느라 돈도 많이 들였는데...”라며 울먹였다.

모항 해수욕장에서 민박집을 운영하는 박모씨도 “민박집 방이 8개인데 저번 주와 이번 주까지 투숙률이 50%를 밑돌고 있다”면서 “1주일 넘도록 거의 매일 바람 불고 비가 오니 관광객들이 몰려들 까닭이 없지 않느냐”며 하늘을 원망했다.

여름 피서지로 주목받는 선유도와 무녀도 등 고군산군도는 바지선이 장자교를 들이받는 사고로 정전사태까지 겹쳐 상가 주인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장자교 붕괴사고를 일으킨 선사를 상대로 영업손실 보상을 요구하기 위해 대책위를 구성하는 등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태다.

이덕만 선유도 이장은 “새만금방조제가 개통된 지난해에는 피서객이 크게 늘어 쏠쏠한 재미를 봤는데 올해는 연이은 장마와 태풍 때문에 피서객이 뚝 끊겼다”면서 “설상가상으로 바지선이 전력이 지나는 장자교를 들이받아 정전되면서 8일 밤에는 선유도와 무녀도 일대가 암흑천지가 됐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지리산 뱀사골과 무주 구천동 일대의 숙박업소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예년과 비교하면 피서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여름철 최고의 등산코스로 이름난 뱀사골과 정령치 등으로 통하는 국도와 지방도가 이번 폭우로 유실됐는가 하면 대규모 야영장이 폐쇄되는 바람에 적막감마저 감돌고 있다.

덕유산 입구에 있는 30여개의 음식점도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에 빠졌다. 잇단 강풍과 폭우로 입산이 부분 통제돼 등산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하루 매상이 절반으로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덕유산의 한 식당 주인인 이모씨는 “우리 같은 사람은 한철 대목 장사를 바라보고 영업을 하는데 올여름은 날씨가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서 “휴가 시즌도 이제는 10여일밖에 남지 않아 걱정이 태산”이라며 혀를 찼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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