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영건’들 중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단연 김경태(25)다. 지난해 한국선수로는 처음으로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상금왕에 오른 그는 기세를 몰아 PGA 진출 첫 시즌에서부터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 무서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주 특급 대회인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6위에 오르며 세계랭킹이 18위로 치솟았다. 세계랭킹으로 따지면 최경주(14위)에 이어 두번째다.
9일 오전 연습라운드를 한 김경태는 “컨디션이 좋은 편”이라며 “미국에 온 뒤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자신감이 붙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태는 대회가 열리는 애틀랜타 어슬레틱 클럽 코스에 대해 “전장이 굉장히 길어 한국 선수들에겐 불리하다”며 “우드샷과 퍼팅을 잘 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김경태는 장타자는 아니지만 세컨드샷이 정교하고 정확한 퍼팅 능력도 갖췄다.
북아일랜드의 매킬로이와 곧잘 비교되는 노승열(20)도 자신감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올들어 세계적인 골프 교습가인 버치 하먼(미국)에게서 스윙 교정을 받은 뒤 슬럼프에 빠졌지만 최근 샷감각이 돌아오는 등 새 스윙 플레인에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승열의 선전이 기대되는 또 다른 이유는 그가 호쾌한 장타자이기 때문이다. 노승열은 드라이버샷 거리가 PGA 최고 수준인 307야드로, 페어웨이만 잘 지키면 해볼 만하다는 게 주변의 분석이다.
릭 앤더슨 대회 경기위원도 “10년전 이 곳에서 열렸던 대회 때보다 전장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에 무엇보다 티샷이 중요하다”며 “우승자는 한 자릿수 언더파를 넘지 못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앤더슨 위원은 18개 홀 가운데 마지막 5개 홀, 특히 507야드 파 4홀인 18번 홀에서 명승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경태와 노승열은 어릴 적부터, 지금은 없어진 속초의 한 골프 연습장에서 함께 샷을 연마해온 남다른 인연이 있다. 이날 첫 연습라운드도 함께 하면서 선전의 각오를 다졌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