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한 천호동 상가, 위험경고에도 비용 줄이려 날림공사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인부 2명이 매몰돼 구조됐지만 사망한 강동구 천호동의 4층 상가 건물 붕괴 사고는 비용 절감을 위해 제대로 안전조치를 하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것이 원인인 것으로 26일 밝혀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 건물은 1층 생활용품점을 2층으로 확장하기 위해 지난달 29일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하던 중 여관으로 사용하던 2층의 중앙 통로벽 2개와 각 방의 벽 12개 등 기둥 역할을 하던 벽 14개를 허물었다.
　
　이 과정에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20개 정도의 H빔을 설치해야 했으나 비용 절감을 위해 6개만 설치했던 것으로 경찰 조사결과 드러났다.

　
　특히 시공사와 하청업체 관계자들은 벽을 철거할 경우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건물주의 아들이자 관리자인 이모(55)씨에게 주의를 줬으나, 이씨는 관할 구청의 허가도 받지 않고 공사를 강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그러나 관할 구청의 책임 부분에 대해 “시설물 안전 관리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구청은 16층 이상의 공동주택이나 연면적 3만㎡의 대형 건축물에 대해서만 안전 점검을 하게 돼 있어 이번 사고에는 책임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 건물은 지난 20일 오후 3시42분 일부가 무너져 내부에서 작업 중이던 이모(58)씨와 김모(45)씨 등 인부 2명이 잔해에 깔려 숨졌다.
　
　강동경찰서는 리모델링 하청업체 대표 한모(40)씨와 시공사 계장 정모(32)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잠적한 이씨에 대해서는 체포영장을 신청하는 한편 리모델링 시공사 이사 신모(4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