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기성 르노삼성 수출 총괄 전무. (르노삼성 제공) |
비결은 뭘까. 르노삼성의 수출을 총괄하고 있는 나기성 전무를 서면을 통해 르노삼성의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의 의미와 배경 등을 물었다.
“우리가 수출을 늘리는 건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 한국의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 특히 르노그룹 내 아시아 허브 입지 강화의 좋은 기회다.”
그는 먼저 그룹 내 역할 확대에 대해 강조했다. 르노삼성은 물론 한국지엠ㆍ쌍용차 등 해외 모회사를 가진 경우, 그룹 내 역할을 유지ㆍ발전시켜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는 곧 ‘먹고 먹히는’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생존 의미를 발견하는 과정이다.
나 전무는 “QM5는 르노그룹에 없던 SUV를 르노삼성과 처음 개발했고 SM3 역시 한국 고유의 디자인과 성능을 바탕으로 수출된다”며 “이는 한국이 단순한 생산기지가 아닌 개발 기지의 의미를 갖는 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올 1월 유럽에 판매된 SM5(수출명: 래티튜드)는 높은 가격으로 주목받고 있다. SM5(디젤 모델)의 현지 판매가는 3만2500~4만5000유로(5200만~7200만원)다. 국내 판매가보다 2배 이상 높고, 현지 판매가는 이보다 더 높아진다.
그는 이에 대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이자, 최고급 세단으로의 가치를 현지에서 검증 받은 결과”라고 강조했다.
올 3월 부산 항만에서 열린 르노삼성 누적 수출 4000만대 돌파 기념행사 모습. (르노삼성 제공) |
내수와 수출 모델의 차이는 거의 없다. 다만 현지 특성에 맞게 일부 변화를 줄 뿐이다. 가령 소음보단 내열이 중요한 유럽에서는 QM5에 내열에 초점을 맞춘 브레이크 패드를 장착한다. 또 눈이 많은 러시아에선 SM3 바닥 코팅에 아연도금강판을 사용한다. 소음ㆍ진동에 민감한 한국에서는 수출용보다 흡ㆍ차음재가 강화된다.
수출명도 다르다. 구형 SM3는 르노삼성 SM3(칠레) 르노 스칼라(멕시코ㆍ이집트) 닛산 써니ㆍ알메라(중동ㆍ남미ㆍ러시아)로 수출되는가 하면 신형 SM3는 전지역에 플루언스란 이름으로 통일됐다. 또 SM5은 래티튜드(혹은 사프란), QM5는 꼴레오스 등으로 판매된다. SM7만이 국내 명칭과 동일하게 수출된다.
르노삼성의 수출이 급격히 늘어난 건 2006년부터다. 2005년 3610대에서 그 해 4만1320대로 12배 가까이 늘었다.
나 전무는 “그해 2월 SM3 첫 수출을 위해 두바이ㆍ파리ㆍ멕시코ㆍ아랍에미레이트ㆍ모스크바 등 전 세계를 쫒아다녀야 했다”며 “첫 중동 수출 땐 딸을 시집보내는 부모의 심정”이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르노삼성은 올 상반기에만 7만대 이상을 수출하며 지난해 11만5783대 기록은 무난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일본 지진 여파로 구체적인 계획은 없지만 지난해 수준은 무난할 것”이라며 “한-EU 자유무역협정(FTA)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했다. 이어 “특히 올 하반기 누적 수출 50만대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