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또 상업용 뿐만 아니라 주택용 전기에 대해서도 시간대별로 요금을 달리 하는 ‘계시(系時)별 요금제’를 8월부터 시범도입하고, 결과를 토대로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는 26일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물가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같은 내용을 담은 ‘하반기 전기요금 인상안’을 확정 발표했다.
이번 인상안에 따르면 기초수급대상자 등 저소득층이 월 110kW 이하의 전력를 쓴다면 월 8000원만 부담하는 정액제를 도입키로 했다.
현재 기초수급대상자 등 저소득층은 전기요금의 약 21%를 깎아주는 정률제를 적용받고 있다. 전기를 많이 사용할 수록 할인폭도 커지는 셈이다. 저소득층 정액감면 대상자가 기준 금액 미만의 전기를 사용할 경우에는 그 차액에 대해 현금 또는 쿠폰으로 보전해 주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산업용 전기료(중소기업용 저압요금 2.3%·대기업용 고압요금 6.3%)와 호화 주택·건물의 인상폭은 큰 대신 일반 주택(2%)은 물가상승률의 절반 이내로 인상률이 억제됐다. 내년부터는 대규모 산업용·일반용 기업을 대상으로 전력피크를 줄일 수 있도록 ‘선택형 피크타임제’ 도입도 추진키로 했다.
정부는 또 시간대별 전기사용량을 측정할 수 있는 계량기를 보유한 1100가구를 대상으로 계시별 요금제를 선택하도록 해 요금인상의 충격을 덜어주기로 했다.
심야시간 등 전기요금이 싼 시간대에 전기를 사용하도록 유도해 각 가정의 부담을 덜어주고 전기 사용의 효율성도 높이자는 취지다.
이로써 내달부터 4인 가구 기준(월평균 전기사용량 312kWh, 전기요금 4만원 기준) 월평균 800원, 산업체(월평균 전기료 468만원)는 28만6000원의 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정부는 그러나 4.9% 인상으로는 전기 과소비를 충분히 줄이기 어렵다고 보고 내년과 내후년에도 부분적인 인상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매년 한전의 자구노력을 통해 매년 약 1조원 이상의 원가절감 노력도 병행해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최대한 흡수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전기요금 인상으로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0.038%포인트, 생산자물가에는 0.122%포인트 인상요인이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