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부동산 세제 대폭 '완화'

(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참여정부가 2005년에 도입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가 영구 폐지될 전망이다.

소형주택의 전세보증금 소득세 과세를 한시적으로 배제하는 방침을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정부가 다음달 22일 내놓는 세제개편안의 부동산 관련 세제의 주된 내용이다. 기조는 '대폭 완화'.

과거 정부에서 부동산 투기 대책으로 내놓은 세제들을 모두 정리하고‘징벌적 과세’를 없애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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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도세 중과, 6년만에 폐지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양도세 중과가 6년만에 사라지는 것.

양도세 중과는 고가의 1주택 보유자의 경우 9억원까지 양도차익이 생겨도 비과세되지만, 저가주택을 여러 채 보유하면 중과된다는 점에서 지적받아 왔다.

이에 따라 실수요 중심의 거래는 이뤄지지 않고 호가만 높아지는 ‘기현상’이 발생했다.

1967년 서울과 부산 등 일부 지역의 토지 양도차익에 대해 50% 과세하는 방안으로 도입된 양도세는 꾸준히 강화됐다.

특히 참여정부 들어서 과세 대상이 1세대 3주택 중과(60%)에서 비사업용 토지(60%)와 1세대 2주택(50%)으로 확대됐다.

하지만 2008년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시적 중과 완화를 시작으로 미분양 및 신축주택에 대한 한시적 감면 등이 실시됐다.

이후 정부가 2009년 4월 양도세 중과세를 폐지하는 법안을 제출했지만 국회에서 2년 한시 유예됐다가, 지난해 2년 추가로 또 유예됐다.

아울러 소형주택의 전세보증금에 대한 소득세 과세의 배제 기간을 소급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전세보증금 과세는 올해 처음으로 시행됐다.

3주택 이상 보유자 중 보증금 총액이 3원을 초과하는 분을 대상으로 하며, 초과분의 60%의 이자상당액만큼 수입금액에 산입한다.

정부는 이 가운데 소형주택(전용면적 60㎡ 이하의 주택 또는 보증금 1억원 이하)등은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또 과세 배제 기간을 통상적인 조세특례제도의 기한인 2~3년을 적용하는데, 임대사업자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소급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납세자 혼란 등의 문제로 소급적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으며 국회와 협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월세 소득공제의 적용대상도 확대된다.

현재 전세의 경우 국민주택규모 주택임차를 위한 차입금원리금 상환액의 40%를 소득공제해주고 있다.

적용 대상은 무주택세대주인 근로자(사인 간 차입금에 대해서는 총급여 3000만원 이하)가 적용대상이다.

하지만 이를 소득공제 대상을 근로소득자 중위소득(월 362만원) 수준으로 올린다는 계획이다.

◆종부세의 지방세 통합 사실상 무산

재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에서도 종부세 개편 방안은 다루지 않기로 했다. 사실상 지방세 통합 방안이 무산된 셈이다.

재정부는 2008년 종부세 개편안을 마련하면서 궁극적으로 지방세와 통합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지난해에는 세제개편에서 연구용역까지 했지만 통합안 제안 이후 손을 놨다.

정부가 종부세 개편에 주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세수 감소다.

종부세는 인별 합산 과세방식을 따르고 있는데, 이를 물건별(주택분)로 매기는 재산세와 통합하면 다주택자로부터의 세수는 감소하게 된다.

종부세 수입은 2008년 2조1299억원이었으나 세대별 합산의 위헌 결정과 1세대1주택자의 세액공제 신설 등에 따라 2009년에 1조271억원으로 줄었다. 지난해는 1조289억원이 걷혔다.

지자체 간 세수의 ‘부익부 빈익빈’도 문제다. 2009년을 기준으로 수도권의 종부세 비중은 86%에 이르는 반면, 수도권의 부동산교부세 비중은 23%에 그쳤다.

만약 이를 재산세로 통합하면 수도권의 세수는 급증하는 반면 다른 지역의 세수는 훨씬 많이 줄어들게 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기존 보유세(종부세, 재산세) 납세자의 세부담 증가 없이 과세체계만 통합하면 종부세 감소가 불가피하다”며 “종부세 세수의 30%인 3300억원 정도가 줄어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