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40층에 달하는 고층 건물이 갑작스런 흔들림으로 시민들을 불안에 빠뜨린 원인에 대한 명확한 해명은 없었다.
6일 오후 광진구는 39층인 테크노마트 사무동의 지하6층, 지상 7개층과 일부 기계설비를 조사한 결과 건물 자체와 지반에서의 문제는 발견이 안됐다고 밝혔다. 문제는 진동이었다.
박종용 광진구 부구청장은 "흔들림 원인은 진동으로 추정되며 원인으로 보이는 피트니스 센터의 사용 제한이 필요하다"며 "CGV 4D 상영관도 당분간 출입을 통제한다"고 밝혔다.
일부 건축 전문가들의 주장도 당국의 발표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삼풍백화점을 감정해 봤다는 이문곤 건축구조기술사협회장은 이날 테크노마트 흔들림 현상에 대해 "건물 특성과 진동때문에 발생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정란 단국대 건축학과 교수는 이날 기독교방송(CBS) 라디오에 출연 "(흔들림이 발생한) 당시 12층 휘트니스센터에서 오전 10시 정도에 집단으로 뜀뛰기를 했다고 한다"며 "그런 것들이 뭉쳐서 진동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진단에도 명쾌한 설명은 되지 않은 상태다. 당국도 문제의 진동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아직 확실하게 답을 내놓지 못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취약한 지반과 부실공사 등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시민들이 이를 곧장 납득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광진구와 시설안전공단은 보다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건물에 진동 계측기를 설치하는 등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할 계획이다.
실제 건물에 별다른 이상이 없었는데도 사람들이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위험이 실제보다 더 크게 받아들여졌을 가능성도 있다.
광진구는 테크노마트 상황이 발생하자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퇴거명령을 내리는 등 당국이 긴박하게 대응했으며 이를 언론이 실시간으로 보도하면서 시민 불안감이 증폭됐을 수도 있다.
실제 5일 오전 119에 접수된 신고 내용은 '건물 붕괴'를 암시할 정도로 다급한 내용은 아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테크노마트 37층에서 일하는 A(27.여)씨는 "예전에도 건물이 흔들리는 일이 자주 있었고 고층이라 다 그런 줄 알았다"며 "회의 중에 손이 위아래로 흔들릴 정도였지만 무서워하거나 대피하겠다는 사람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앞서 1995년 삼풍백화점이 붕괴하는 사고로 502명의 사망자를 낸 대참사의 기억을 '트라우마'로 간직하는 한국 시민들이 이번 사태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했을 개연성도 크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