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국내주식형펀드 출시가 4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인기 유형 펀드를 경쟁적으로 내놓은 영향으로 풀이됐다. 자금유입이 늘어난 것 또한 펀드 출시를 늘린 요인으로 꼽혔다.
다만 인기 유형 펀드로만 출시가 쏠리는 점은 결국 펀드시장 성장을 방해할 것으로 우려됐다. 기형적인 펀드 출시는 장기적으로 시장 다양성을 훼손해 투자자뿐 아니라 운용사에도 손해라는 것이다.
22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스펙트럼에 따르면 국내주식형펀드는 올해 들어 20일까지 32개가 새로 출시됐다.
전년 같은 기간 21개보다 52.38% 늘었다. 국내주식형펀드 출시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2007년 상반기 이후 4년 만이다.
연도별로 국내주식형펀드 출시를 보면 2007년 상반기 54개로 최고를 기록했다. 2008~2010년 상반기에는 각각 30개와 27개, 21개로 해마다 줄어들었다.
증권가는 이번에 국내주식형펀드 출시가 늘어난 1차적인 요인으로 자금유입 증가를 꼽았다.
국내주식형펀드는 연초 이후 4조2336억원을 모았다. 최근 한 달 동안도 2조원 이상이 유입됐다. 반면 12개월 기준으로는 5조8029억원이 빠져나갔다.
김후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주식형펀드로 자금이 꾸준히 유입되면서 운용사도 이에 대응하기 위한 새 상품을 잇따라 내놨다"며 "증시가 소수 특정종목 위주로 강세를 보이면서 펀드 출시도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품 위주로 늘었다"고 말했다.
자금유입 증가분이 대부분 이런 인기 유형 펀드로 몰렸다는 것이다.
올해 출시한 국내주식형펀드 32개 가운데 법인용을 제외한 퇴직연금·개인연금·변액보험 관련 상품은 4개다.
IBK자산운용 'IBK집중선택20증권투자신탁[주식]'이나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 '프랭클린템플턴뉴셀렉션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삼성자산운용 '삼성섹터포커스증권투자신탁 1[주식]'처럼 소수종목에 투자하는 '압축펀드'도 4개 이상 나왔다.
우리자산운용 '우리현대차그룹과함께증권자투자신탁 1[주식]' 같은 현대차그룹 관련 펀드 또한 2개 이상이다. 신성장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는 3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증권가는 펀드 출시 쏠림 현상이 장기적으로는 균형적인 시장 성장을 저해할 것으로 우려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특정 스타일 펀드가 잘 팔리면 운용 철학에 배치되더라도 신상품을 우후죽순 내놓는 경향을 보인다"며 "특정 유형에 편중되는 신상품 출시는 질적인 시장 성장을 방해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펀드시장 침체를 되레 장기화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른 운용업계 관계자는 "특정 유형 상품이 투자자로부터 인기를 끌면 운용사 입장에서는 이를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며 "그러나 판박이식 상품 출시는 결국 상품 다양성을 훼손할 뿐 아니라 투자자 상품 선택권도 좁혀 펀드시장 침체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