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융커 의장은 전날 프랑스 파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과 회동한 뒤 가진 회견에서 "우리는 EU와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중앙은행(ECB)의 최종적인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며 "우리가 입장을 정리하는 데 이들의 평가가 일부 반영될 것이기 때문에 6월 말께 그리스 문제에 대한 해법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U와 IMF, ECB는 수일 안에 그리스의 재정긴축 이행에 대한 분기별 평가 보고서를 낼 예정이다.
EU와 IMF가 지난해 5월 110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 지원 결정을 내렸을 때 조건에는 그리스가 내년에 금융시장에 복귀해 국채 발행을 통해 300억 유로를 조달하게 돼 있었다. 그러나 10년 만기 그리스 국채 수익률은 이날 16.4%를 기록, 지난해 5월에 비해 세 배 이상 뛰었다.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기에는 비용 부담이 너무 커진 것이다.
때문에 EU는 그리스가 추가 지원을 필요로 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IMF는 EU가 그리스의 자금 조달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 한 그리스에 지급하기로 한 구제금융의 집행을 중단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EU와 ECB 관리들은 그리스 지원 방안을 두고 엇박자를 내고 있어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일례로 EU의 일부 관리들은 그리스에 대한 추가지원과 채무 리프로파일링(re-profiling)을 주장하고 있다. 리프로파일링은 국채 보유자들이 자발적으로 만기 연장을 수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독일은 그리스 채무의 상환기간을 조기에 연장하려던 방안을 철회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융커는 "(그리스 채무조정과 관련해) 민간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문제는 모든 이해 관계를 면밀히 검토해 처리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ECB는 채무조정은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CB 관리들은 리프로파일링은 채무불이행(디폴트)와 같은 것이라며 그리스가 채무 리프로파일에 나설 경우 ECB는 그리스 국채를 담보로 인정하지 않겠다고 벼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