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전하다 구금된 사우디 여성, 보석으로 풀려나

2011-05-31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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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세계에서 유일하게 여성 운전을 금지하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차를 몰다 구금된 여성이 보석으로 풀려난 것으로 알려졌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은 변호사의 말을 인용, 유튜브에 운전하는 모습을 찍은 동영상을 올렸다가 지난 22일 체포된 마날 알 셰리프(32)가 이날 보석금을 내고 풀려났다고 전했다.

알 셰리프가 체포되자 석방을 요구하는 탄원서에는 3000여명이 서명했다.

알 셰리프는 다음 달 17일 열리는 여성 운전 금지 철폐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에 힘을 보탤 목적으로 동영상을 올렸다.

다음 달 초까지 갇혀 있을 예정이던 알 셰리프를 일찌감치 석방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인권운동가 와리드 아불 카이르는 그녀가 다시는 운전하지 않거나 기자들에게 아무 말 않는다는 조건으로 석방됐다고 말했다.

사우디는 수니파 이슬람 근본주의(와하비즘)에 따라 여성의 운전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금기일 뿐 법에 명시된 것은 아니다.

이슬람 칙령(파트와)을 따르는 성직자들은 여성이 운전하면 모르는 남성과 접촉할 기회가 생겨 도덕적 가치가 붕괴될 수 있으므로 여성 보호 차원에서 운전을 금지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여성은 개인 운전사를 고용하거나 남성 친척에게 부탁해야 한다.

알 셰리프가 만든 페이스북 계정인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운전을 가르쳐주세요(Teach me how to drive so I can protect myself)'는 팔로워 1만2000여명을 확보했지만 한 때 삭제되기도 했다.

그래도 인터넷에는 그녀와 여성 운전 금지 철폐 운동을 응원하는 사이트 수백여개가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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