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회사 출범 10년 성과와 과제는?

2011-05-3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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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우리나라의 금융업은 크게 2001년을 기점으로 분화된다. 앞서 1997년 외환위기가 금융권의 체질개선을 만들어냈다면 2001년은 금융권의 헤게모니를 좌우하는 금융지주회사가 만들어진 시점이기 때문이다.

2001년 3월 우리은행(당시 한빛은행)과 평화은행, 광주은행과 경남은행, 하나로종합금융 등이 모아져 우리금융지주가 세워졌다. 이어 9월에는 신한금융지주가, 2005년에는 하나은행이 대한투자신탁증권(현 하나대투증권)을 인수하면서 국내 세번째 금융지주회사인 하나금융지주로 출범했다.

2008년에는 국민은행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돼 빅4 금융지주 체계가 형성됐다. 이밖에 한국금융지주와 산은금융지주,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가 설립됐으며 올해에는 BS금융지주와 메리츠금융지주가 출범해 9개 금융지주가 됐다.

지난 10년간 금융지주의 전략과 성장세는 눈부시다.

특히 국내 은행산업에서 금융지주 소속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일반은행 자산으로 약 90%를 웃돌게 됐고 증권산업에서는 약 40%의 비중을 차지하게 됐다.

우리금융의 경우 2001년 지주사 전환 당시 약 99조원이였던 총자산이 2010년 326조로 늘었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도 66조원에서 309조원으로, KB금융은 2006년 211조원에서 2010년 326조원으로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경우 2005년 106조원에서 2010년 196조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금융지주회사 제도 도입 10년 동안 당초 의도했던 겸업화 진전은 이뤄지지 않은 대신에 비은행부문 자회사 편입, 세불리기만 급급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주진형 J&컴퍼니 대표는 지난 18일 한국금융연구센터 세미나에서 “현재 금융지주회사들이 제도 도입 당시 기대했던 바를 제대로 구현하고 있는지 회의적”이라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금융지주회사가 금융위기에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2008년 금융위기 전 대손충당금만 늘리는 데 급급했던 금융지주사들은 상황이 어려워지자 맥없이 무너져 내렸다. 특히 2007년 당기순이익 1조2981억원이였던 하나금융은 2008년과 2009년 각 4834억원과 3063억원으로 줄어들었다. KB금융 또한 2007년 2조7738억원의 당기순익이 지난해 883억원으로 감소했다.

금융지주제도는 다층의 채권자, 소액 주주 등 이해관계자의 권리가 침해되기 쉬운 구조를 양산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금융지주사들이 메가뱅크나 대형투자은행 등 금융산업개편 및 경쟁력 강화를 논하기에 앞서 대형화에 대한 명시적인 정책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또한 제2의 저축은행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소액 주주 등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높은 금융지주사를 견제하기 위해 회사법상 보완장치를 마련하고 금융그룹 전체를 포괄하는 감독체제 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지주사들이 스스로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전문가들은 우선 몸집불리기에 앞서 또 다른 금융위기에 대한 내부 위험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특히 무리한 세불리기로 허약해진 기초체력이 4년 주기로 돌아오는 금융위기 파고를 견디기엔 열악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최고경영자(CEO)의 역량에만 의존하며 금융지주 전체가 따라가는 형태의 위험스런 의사결정 구조와 은행비중이 높은 점도 개선점으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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