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전국 506개 기업을 대상으로 ‘최근 경제 동향과 하반기 경기 전망’을 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82.2%가 ‘국내 경제 여건이 좋지 않다’고 답했다. 반면 ‘좋다’는 응답은 17.8%에 그쳤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좋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이 85.6%에 달해 대기업의 75.3% 보다 높게 나타났다.
대한상의는 “최근의 경제지표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유가·원자재가 상승과 환율 하락 등에 따른 비용 증가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실제 체감 경기가 좋지 않은 이유로 기업들은 ‘수익성 악화’(50.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수출·내수 등 판매 부진’(31.0%)과 ‘자금 사정 악화’(26.7%)도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또 최근의 경영 애로로 ‘유가·원자재가 상승’(59.1%), ‘원·달러 환율 하락’(8.5%)을 많이 꼽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올 하반기에 대한 경기 전망도 그리 밝지 않았다. 상반기 대비 하반기 경기 전망을 묻는 질문에 55.3%의 기업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으며, ‘매우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도 4.6%를 차지해 기업 5곳 중 3곳(59.9%)이 하반기 경기를 부정적으로 내다봤다. 반면 ‘좋을 것’이라는 응답과 ‘매우 좋을 것’이라는 응답은 각각 39.7%와 0.4%를 차지했다.
하반기 경기를 좋지 않게 전망하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원자재가격 상승세 지속’(54.5%), ‘대외 불확실성의 지속’(28.4%), ‘수출·내수 등 판매 악화’(26.1%) 등을 꼽았다.
기업들은 하반기 경제 대외 불안요소로는 ‘유가·원자재가의 상승’(63.0%), ‘중동 정세 불안’(22.1%)을 많이 꼽았으며, 대내 불안요소로는 ‘물가 상승’(65.4%), ‘가계부채 증가’(25.7%), ‘저축은행 부실 등 금융시장 불안’(18.0%) 등을 지적했다.
유가 전망에 대해서는 48.8%의 기업이 ‘내년에도 고유가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물가 상승세 역시 ‘내년에도 계속될 것’(54.9%)으로 예상한 기업이 많았다.
하반기 국내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한 정책과제로는 역시 ‘물가·원자재가 안정’(75.7%)이 가장 많이 꼽혔다.
이동근 대한상의 상근부회장은 “유가·원자재가 상승, 미국 양적완화 종료, 남유럽 재정위기 재발 가능성 등 대내외 경제 불안요소들로 하반기 기업 경영 여건이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물가·원자재가 안정과 더불어 외환·금융시장 안정, 자금사정 개선 등 기업 애로 해소를 위해 정책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