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갈 길 먼데"…삼성·포스코 '복수노조 시대' 대비

2011-06-2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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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형욱·김병용 기자) 현대·기아자동차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유성기업 파업으로 주간연속 2교대 근무제 문제가 불거진 가운데 임금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타임오프(노조전임자 유급 근로시간 면제)와 비정규직 노조 문제 등도 수면 위로 급부상했다. '글로벌 톱4'로 도약하기 위한 마지막 관문에 들어선 것이다.

그동안 노사갈등에서 자유로웠던 삼성·포스코·CJ 등 대표적인 무노조 기업도 복수노조 시행을 한달 앞두고 대책 마련에 고심하는 한편, 노동계의 하투(夏鬪)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조에 발목 잡히나
자동차 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유성기업 파업은 '전초전'에 불과했다. 현대차의 노사 상견례가 이뤄질 6월 초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하투 시즌'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 4월 시행된 타임오프와 주간연속 2교대 등 노사간 쟁점사항이 많아 최종 협상 타결까진 진통이 예상된다. 비정규직 노조와 유성기업 같은 부품협력사 노조 또한 새로운 변수다.

반면 일찌감치 임금협상을 마친 쌍용차와 르노삼성은 느긋한 입장이다.

현대차는 현재 노조의 임단협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8일 59개안을 담은 2011년 임단협안 확정, 사측에 전달했다. 노조 측 제시안에는 △임금 15만611원(기본급 대비 8.76%) 인상 △상여금 800%(현 750%) 인상과 차장급 노조가입 확대 △정년 61세 연장 △정년퇴직자 및 25년 장기근속 직원 자녀 채용 혜택 △해고자 1명 복직 등이 담겼다. 지난해 무파업 임협을 타결한 노조가 최고 실적을 낸 올해는 그 '과실'을 공유하자는 취지다.

이외에도 협의해야 될 과제는 많다. '주간연속 2교대제'는 현대차 노사가 2008년 단체교섭에서 합의했으나 시행 방식을 두고 노사가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고질적 난제다. 새벽 작업을 없앰으로써 근무 효율을 높이고 근로자들의 작업환경을 개선하자는 취지에는 노사 모두 공감하고 있지만, 작업시간 축소(3시간 전후)로 인한 생산량 감소가 문제다.

'타임오프'도 문제다. 4월 첫 시행 이후 현대차는 노조전임자 233명 전원에 무급휴직 발령을 냈다. 하지만 노조는 이 법안 시행에 반발, 법정 전임자 수인 24명의 명단을 사측에 제출하지 않았다. 사측은 법이 시행된 만큼 이를 지킬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고, 노조 역시 정부와 사측의 "노조 무력화 제도"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도 변수다. 지난해 말 전국적인 파업에 나섰던 이들은 올해 임단협을 원청업체인 현대차에 요구키로 했다. 정규직 전환 및 동등한 임금수준 보장 등 8대 요구안을 내걸었다.

◆복수노조시대 임박…기업 “걱정꺼리 하나 늘었다”

7월 복수노조 시행을 앞두고 삼성·포스코·LG전자·CJ 등 무노조 기업도 집안 단속에 들어갔다. 민노총과 한노총 등 전국 조직 노조들이 이들 기업을 복수노조 설립 1차 목표를 정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계열사별로 대책팀을 꾸리는 한편 고용노동부 고위 간부를 노무담당 임원으로 영입했다. 또 사원대표 협의체인 노사협의회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지원책도 마련했다. 하지만 포스코와 LG전자는 별다른 대책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연구·개발(R&D) 부문과 사무직 인력들을 중심으로 노조가 설립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코는 경영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매월 말 열리는 전사운영회의를 TV로 전 직원에게 생중계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었던 이유는 노사갈등이 없었다는 점"이라며 "복수노조가 전면 시행되면 관리해야할 '경영 리스크'가 하나 더 늘어난 것"이라고 밝혔다. 기업 경쟁력의 근간인 생산성 향상에 있어 협력적인 노사관계 구축이 핵심요소인 만큼 무노조 기업들의 경쟁력이 경쟁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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