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가 GM과의 합작사(JV)에서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 각형 P6 배터리를 채택한 이유를 설명하며, 미국 시장의 전기차 주행거리와 안정성에 대한 높은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생산 캐파를 36GWh로 확대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전기차 수요 성장세가 둔화되는 가운데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김종성 삼성SDI 경영지원실장은 30일 열린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삼성SDI가 GM과의 JV에서 각형 P6 배터리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미국 시장에서 주행거리와 안정성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당사의 고밀도 각형 P6 배터리가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최적의 선택이 됐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8월 28일 공시된 GM과의 JV는 인디애나주 코코모 인근 뉴카라시에 설립될 예정"이라며 "2027년부터 연간 27GWh 규모의 각형 P6 배터리 생산을 시작해 GM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후 생산 캐파는 36GWh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내년부터 미국 IRA(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AMPC(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 수혜가 의미 있는 규모로 기대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실장은 "올해 AMPC 수혜금액은 크지 않지만 내년 스텔란티스의 다양한 신차 출시로 합작공장은 풀 캐파를 가동할 것이며, 의미 있는 보조금 혜택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내년 유럽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며 "올해 유럽 시장은 8월 누계 기준 전년 대비 약 2% 역성장했으며, 경기 침체와 주요 국가의 보조금 지급 중단으로 수요가 부진하다"면서도 "여러 변화 요인으로 인해 내년 유럽 수요는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독일은 올해 9월부터 전기차 구입 시 세제 혜택과 법인차세 할인 대상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SDI는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라 2024년 3분기 매출이 3조9356억원, 영업이익이 1299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30%, 영업이익이 72% 감소한 수치이며, 전분기 대비 매출은 4%, 영업이익은 46% 줄어든 것이다.
사업 부문별로 살펴보면, 전지 부문 매출은 3조67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1%, 전분기 대비 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6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5%, 전분기 대비 69% 줄었다. 각형 전지는 유럽 전기차 시장의 수요 둔화와 환율 영향으로 수익성이 감소했지만, 북미에서 P6 배터리 공급이 확대되면서 일부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에너지 밀도와 안전성을 강화한 SBB 1.5 출시로 ESS 전지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크게 개선됐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고부가가치 OLED 소재 판매 증가에 힘입어 263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0.2%, 전분기 대비 24%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66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전분기 대비 102% 성장했다. 반도체 소재는 안정적인 실적을 유지했다.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각형 프리미엄 배터리를 중심으로 중장기 성장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며 "업계를 선도하는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과 최고의 품질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