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은행 자문상품시장 격돌 미뤄질듯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증권·은행업종 간 자문형 상품시장 격돌이 늦춰질 전망이다.

이르면 이달 말 출시될 것으로 예상했던 은행 자문형특정금전신탁(자문형신탁)에 대한 금융당국 약관 심사가 길어지고 있어서다.

심사를 통과하면 투자일임업을 할 수 없는 은행도 신탁약관을 통해 증권사 자문형랩 같은 자문사 연계상품을 팔 수 있게 된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 협회에 자문형신탁 상품 약관 심사를 요청한 은행은 전일까지 신한은행 1개사뿐이다.

금투협은 금융위원회로부터 자문형신탁 약관 사전 심사권을 위임받았다.

앞서 국민은행이 자문형신탁 약관 심사를 금투협에 요청했다가 자진 철회하기도 했다. 은행권에 사전 조율을 요청한 약관 일부 조항이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추측됐다.

이런 영향으로 은행권은 자문형신탁 출시 예정일을 변경하면서 구체적인 일정을 못 잡고 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투협으로부터 일부 약관 조항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며 "애초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했으나 일정이 연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도 "전날 약관 심사 접수를 마쳤으나 검토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출시 예정일을 잡기 어렵다"며 "약관 심사 사전 조율 때도 수정할 것이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금투협 최종 심사에 앞서 5개 은행이 약관 심사 사전 조율을 받았다. 국민은행·신한은행·우리은행·외환은행·광주은행 5개사가 여기에 해당된다.

금투협 관계자는 "최종 약관 심사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하는 약관규제법이나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를 위주로 진행된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은 은행권 자문형신탁 판매를 허용하면서 별도 약관을 만들도록 요구했다. 은행이 자문형신탁을 팔려면 금투협 약관 심사를 통과해야만 하는 것이다.

금투협은 은행권 담당자와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예시약관을 내놓을 계획이었다. 이런 계획에 비해 소비자보호 같은 기본적인 내용만 담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데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마다 천차만별인 상품 운용전략을 반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